부품업체들, 장비회사 역할도 한다

 ‘부품회사가 장비도 만들어 판다’

부품업체들이 제품 생산용 설비를 직접 만들어 동종 업계에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조공정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 특성을 잘 파악하다보니 기계를 만들어내는 응용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졌다. 자체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외부 판매에 따른 부수입까지 챙기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호전자, 신양엔지니어링, 이랜텍 등이 국내외에서 부품 설비 기술력을 뽐내면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수동부품업체 성호전자(대표 박환우)는 필름콘덴서와 관련된 용접기, 파우더기, 포장기 등을 제조해 판다. 이 회사는 지난해 48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장비로만 28억원을 벌었다. 박환우 성호전자 사장은 “필름콘덴서 생산에 필요한 장비는 계측기를 제외하곤 15년 전부터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로부터 장비 의뢰 주문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일본에도 장비를 판매한 적이 있을 정도로 수동부품업계에는 장비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휴대폰케이스업체 신양엔지니어링(대표 양희성)은 지난해 9월 인서트 자동공급기를 자체 개발했다. 사출과정에서 플라스틱이 굳을때 사람이 직접 끼던 인서트를 기계가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19대를 제작해 생산라인에서 사용중이다. 지난달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플라스틱·고무산업전시회에도 출품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윤승현 신양엔지니어링 실장은 “우선 국내 업체들에게 판매를 추진하면서, 궁극적으로 수출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팩업체 이랜텍(대표 이세용)은 지난 2월 일본에 60만달러 상당의 이너팩 제조·검사 풀 자동화 시스템을 수출했다. 그동안 국내 동종업계에 장비를 판매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해외 판로도 찾게 된 것이다. 이 시스템은 7∼8개 기구 및 장비를 라인화한 것으로, 전체 제조·검사 시스템중 90∼95%를 담당한다. 까다로운 일본인의 입맛을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이랜텍 측은 추가적인 계약 성사도 기대했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