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노트북PC용 LCD 패널 시장에서 사활을 걸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LCD 패널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노트북PC용 패널만큼 삼성전자를 2위로 밀어낸 LG디스플레이와 이를 탈환하려는 삼성전자의 경합이다. 노트북PC 패널 시장의 순위에 양사의 명예가 걸려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와 삼성전자 LCD총괄(대표 이상완)은 지난해 4분기부터 노트북PC용 패널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연출했다. 포문을 LG디스플레이가 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노트북PC용 패널 시장에서 연간 매출액과 출하량 모두 삼성전자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수성했다. 지난해에는 총 3263만여대(면적기준 약 200만㎡)를 판매하고 매출액은 34억6500만달러를 달성했다. 덕분에 지난 1월에는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부터 전면적인 공세를 펼쳤다. 계속 LG디스플레이에 눌려 있던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총 910만대의 노트북PC용 패널을 판매, 889만대에 그친 LG디스플레이는 따돌렸다. 이 여세는 올초까지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327만대의 노트북PC 패널을 팔아 314만대에 달했던 LG디스플레이를 제쳤다.
LG디스플레이도 즉각 반격했다. 지난 2월 LG디스플레이는 325만대의 노트북PC 패널을 판매, 296만대에 그친 삼성전자를 다시 멀찌감치 밀어냈다. 성수기였던 지난달에도 LG디스플레이의 공세는 계속됐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는 총 360만대의 노트북PC 패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와 20만대가량의 격차를 벌린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유독 노트북PC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에 약세를 보이는 것은 TV용 패널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TV용 패널 생산에 집중하면서 천안의 5세대 이하 라인으로는 급증한 노트북PC용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문제는 노트북PC용 패널이 모니터나 TV용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점.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탕정의 7세대 라인에 노트북PC용 패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은 LG디스플레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우리 생산 능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면서 “올해 연간 전체로는 노트북PC 패널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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