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회사 주식을 샀다. 지난해 이후 연신 최고 실적을 구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기대 수준이하라는 점에서 올해 더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보인다.
권 사장은 지난 18일 장내 거래를 통해 LG디스플레이 보통주 8000주를 주당 4만3400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이날 취득가를 감안하면 무려 3억 4720만원에 달하는 돈이다. 권 사장은 CEO로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3월 자사주 5000주를 처음 산데 이어 지난해에만 세차례에 걸쳐 총 1만5000주를 사들였다. 이번에 추가 매입한 8000주를 합치면 총 2만3000주를 보유한 대주주인 셈.
지난해 주가가 바닥을 친 덕분에 그동안 얻은 시세차익이 1억원을 넘지만, 주가 매입에 쏟은 자신의 돈도 9억원에 달한다. 권 사장이 이처럼 회사 주식에 애착을 보이는데는 실적이나 자신의 기대만큼 주가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조짐이 보이면서 줄곧 “왜 우리 주가가 이렇게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해왔다. 더욱이 그룹내 핵심 재무통 출신이어서 더욱 곤혹스럽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대폭 오른 가격에 주식을 대량 추가 매입했다는 사실은 책임경영 의지와 함께 올해 성과 창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