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대한의 딸로 돌아오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가 지난 19일 무사 귀환했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에 의해 추진된 우주인 이소연씨가 ‘소유스 TMA-12’에 올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으로 보낸 시간은 9박 10일에 불과하지만 각종 기록과 성과는 한국의 우주 개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네 번에 걸친 우주인 선발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우주인 이소연씨는 남자 2만9280명, 여자 6926명 등 모두 3만6206명이 펼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우주인에 선정됐다.
이소연씨는 전 세계에서 49번째 여성 우주인, 전체적으로는 36번째 국가에 475번째로 우주를 밟았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98년 우주비행을 한 일본의 ‘무카이 치아키’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다.
오명 건국대 총장이 당시 과기부총리를 맡아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를 기획한 지 만 2년 만에 세운 기록들이다.
ISS에서 이소연씨는 ‘연예인’ 뺨칠 정도로 ‘끼’를 발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는 우주기술 분야에 대한 대통령 관심을 약속받았고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와의 대화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우주공간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특히 18개의 우주과학 실험을 진행한 이소연씨는 콩나물 뿌리가 방향을 못 잡고 자라는 이치 등을 생생하게 보여줘 청소년들의 관심을 자아냈다.
“우주에서 3㎝나 키가 큰 것 같아요” “아직 우주멀미 증상이 많이 가라앉지 않아 자주 (지구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한참 동안 보고 있어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하던 과거 우주인들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등등 일반인이 지상에서는 결코 체험해 볼 수 없는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이소연씨로 인해 우주에 대한 국민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ISS 상황을 과학적인 관점에서 실감나게 전달해 국민의 우주에 대한 인식을 1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다.
막연한 ‘우주’에서 구체적인 ‘우주’로 다가온 것이다. 그동안 우주가 한국민에게 미지의 세계였고, 개척의 대상이었다면 이소연씨의 우주행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 우주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이 과정에서 국민적인 관심 또한 예상을 뛰어넘어 가히 폭발적이었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10년만 기다려달라”는 말이 국민들로 하여금 확신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제 남은 일은 우주에 관한 국민적 붐을 어떻게 우주 개발과 접목해 이어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오는 2020년에 계획돼 있는 우리나라 첫 달탐사 착륙 위성 발사와 2026년께 위성 탐사가 가능한 우주운송시스템 개발, 더 가까이는 오는 12월 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과학기술위성 2호를 철저히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