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이 독점해온 무인비행기(UAV)기술이 농업현장, 경찰, 소방서 등 민수시장으로 확산됐다.
22일 국내 UAV업체들은 민수시장에 맞춰서 가격대를 크게 낮춘 신형 UAV 판매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민간에서 선호하는 UAV기종은 고정익기가 아닌 좁은 공간에서 쓰기 편한 무인헬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요즘 등장한 고급형 무인헬기는 악천후에도 항로를 찾는 자동항법기능, 실시간 영상전송 등 유인헬기에 근접하는 비행성능을 갖춰 다양한 수요처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전의 UAV업체 무인항공센터(대표 박장환)은 다음달부터 오스트리아 시벨사의 무인헬기(모델명 캠콥터 S-100)를 민수시장에 판매한다. 캠콥터는 이미 130여 대가 유럽과 미국, UAE에 군사정찰용으로 납품 됐으며 경찰, 소방서 등의 공중감시용도로 수요가 는다. 박장환 무인항공센터 사장은 “신형 캠콥터는 한번 급유로 6시간을 날고 서울, 대전 왕복비행도 가능해 경찰청, 도로공사, 해양수산부 등에서 도입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대당 20억원에 근접하는 무인헬기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내년 초부터 국내 양산체제를 가동하고 해외수출도 진행할 계획이다.
유콘시스템(대표 최상근)은 첫 국산화한 농업용 무인헬기(모델명 리모-H) 3대를 전남 고흥 흥양농협과 충남 논산 동부농협에 판매했다. 이 무인헬기는 최대 30㎏의 농약을 탑재하고 비행거리, 속도, 살포량 등을 원격에서 조정한다. 대당 1억5000만원이지만 여름철 농약살포로 하루 400만원 이상의 운용수익도 가능해 2년이면 투자비용을 회수한다. 회사측은 우리와 농업환경이 유사한 일본에서 2300여대의 무인헬기가 사용 되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농업용 무인헬기 수요도 2013년까지 800∼10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무성항공(대표 최태영)은 일본 야마하의 농약살포용 무인헬기(모델명 R맥스)의 국내 판매를 재개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중국군이 야마하의 무인헬기를 대만정찰에 이용한 사건 이후 헬기수입을 중단했다. 무성항공은 농업계의 넘치는 공중방제수요를 채우기 위해 올해부터 무인헬기 운영팀을 각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박장환 무인항공센터 사장은 “요즘 군용 UAV기술이 대중화되면서 민수시장에 퍼진다”라며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배경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