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강민우 한국데이터도메인 사장

“힘들어요.”

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 소재 스토리지업체 데이터도메인의 본사 임원(sales director)으로 승진한 강민우 한국데이터도메인 사장(38). 지난 2월 2008년 킥오프 회의에 이어 이달 초 열린 2분기 본사 임원 회의에 다녀온 소감을 물으니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1월 한국 지사 설립 이후 1년여 만에 국내 고객 20여개사를 확보한 공을 인정받아 본사 임원으로 발탁됐지만 한국 진출 2년차 업체의 지사장 역할과 아직 세계 스토리지시장에서 메이저업체로 올라서지 못한 업력 8년의 다국적기업 임원 역할을 겸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더욱이 강 사장은 백본소프트웨어, 오버랜드스토리지 등 다국적 스토리지업체를 거치긴 했지만 지사장으로는 데이터도메인이 처음이기에 부담은 더욱 크다.

“아태 지역에서는 총괄 대표와 저만 본사 임원회의에 참석합니다. 자연스레 한국 매출뿐 아니라 중국·대만·인도·싱가포르 등이 속한 아태 지역 매출까지 관여하니 부담이 적지않아요.”

하지만 힘든 만큼 좋은 점도 많으니 강 사장의 얼굴은 밝다. 무엇보다 한국 고객이 원하는 바를 본사에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좋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새로운 IT 솔루션을 도입하는 속도가 빠른데 데이터도메인의 신제품 출시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본사 회의에서 이를 강력히 주장해서 한국에만 신제품을 앞당겨 출시하도록 했죠.”

강 사장은 상대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인식이 낮은 한국 사정을 감안해 국내 현실에 맞는 유지보수 요율도 본사로부터 승인받았다. 한국 지사장으로서 한국의 얘기를 전하는 것보다는 본사 임원으로서 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행히 한국 지사의 초반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본사에 건의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앞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리는 동시에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은 저의 몫이죠.”

강 사장은 점점 높아지는 한국EMC, HDS코리아 등 메이저 스토리지업체의 견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제 막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기업이 이미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기업과 하루아침에 나란히 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경쟁업체의 공세가 우리 회사 지명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이 점을 십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