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태] 쇄신안 발표 이모저모

 ○…삼성 사장단들 긴장 속 대기=11시 예정된 쇄신안 발표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먼저 자리하고 있던 삼성그룹 사장단은 일체의 미동도 없이 이건희 회장의 등장을 기다렸다.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허태학 삼성석화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40여명의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일제히 참석했다.

 이후 이건희 회장이 입장하고 일성으로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발표를 하는 순간 일부 사장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길게 한숨을 내쉬는 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회장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직후 퇴장과 함께 쇄신안 발표에 나선 이학수 부회장은 국민에게 거듭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차분한 자세와 음성으로 쇄신안을 발표한 후 질문 과정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기자회견을 이끌었다. 그러나 6월까지 그룹 쇄신작업을 마무리하고 김인주 사장 등과 함께 일체의 직에서 물러난다는 발표를 하는 순간에는 결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삼성그룹 내부 방송으로 기자회견 중계=삼성 측은 오늘 아침 일찍 내부에 기자회견 일정을 통보하면서 계열사별로 방송을 청취할 것으로 지시했다. 삼성그룹 사내방송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18만여명의 국내 근무 직원 대부분이 이 회장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봤다. 또 일부 직원은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쏟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삼성 직원은 기자회견 직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강도의 쇄신안이어서 내부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회장님의 마지막을 보는 내내 착찹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견을 계기로 국민의 바람대로 빠른 그룹 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깅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본관 기자실 하루종일 분주=삼성 측은 오전 8시경 기자회견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삼성 본관에 위치한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기자실에는 수십명의 기자가 집결하기도 하지만 삼성그룹 측에서 1사 1인을 기준으로 비표를 발행하고 출입을 통제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표를 받지 못한 일부 인터넷매체 기자들이 일부 실랑이를 벌이기도. 또 기자실 좌석이 일찌감치 차면서 일부 기자들은 직원의 인터넷을 이용해 기사를 송고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양종석기자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