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붐을 타고 제조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국내에서 터치스크린을 제조하는 기업체는 24개. 사업진출을 검토 중인 회사까지 합치면 연말까지 터치스크린 제조사는 30여 곳을 넘어서 2006년 말보다 3배는 늘어날 전망이다.
터치스크린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배경도 가지각색이다. 초기에는 중소 LCD회사가 터치시장을 선도했으나 지난해부터 터치폰 보급으로 타격을 받게 된 시노펙스, 에스맥 등 키패드업체가 앞다퉈 진출했다. 최근에는 LG이노텍이 터치패널 생산을 검토 중이며, 삼성전자마저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를 출시하는 등대기업군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터치스크린 제조사가 급증하는 배경은 제품양산에 드는 초기 설비투자가 50억원 안팎으로 부담이 적은 반면 휴대폰을 중심으로 세계 터치시장수요는 급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설비를 갖춰도 생산수율을 높이려면 1∼2년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생 터치스크린 제조사 대부분은 아직 품질안정화를 이루지 못해 부가가치가 높은 휴대폰용 터치윈도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햅틱폰의 경우도 품질 문제로 국산이 아닌 대만산 터치윈도를 쓰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 후발기업들은 증시의 터치스크린 테마주에 편승하기 위해 전체 양산시설을 갖추지 않고 휴대폰용 터치윈도의 쉬운 후공정만 담당하는 ‘헐리우드 액션’을 취하기도 한다.업계 주변에서는 설립 2년 미만의 후발 터치스크린 업체 2∼3곳은 자금압박 때문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다. 디지텍, 한국터치 등 선발 터치스크린 회사들은 후발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남에 따른 과잉투자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안지운 한국터치 사장은 “터치스크린은 수율을 높이는데 수년간의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연말까지 한계상황에 부딪힌 일부 후발기업들의 퇴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터치스크린 제조사.
디지텍시스템즈, 한국터치시스템즈, 에이터치, 협진아이엔씨, 테라디스플레이, 아이티엠, 이노터치, 터치윈, 미래DP, 행성디지털, 이투아이, 모린스, LIZ, BK LCD, 시노펙스, 솔루텍, 이솔루션, 에스맥, 세화, 뉴옵틱스, 토비스, 넥시오, 이엘케이, 금영 등 24개
◆터치스크린 신규사업 결정 및 검토기업
LG이노텍, 미성폴리테크, 엠아이디티, 신성델타테크, 태양기전 등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