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대부분의 언론은 2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소식을 주요 뉴스 등으로 일제히 전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의 BBC와 프랑스의 르몽드, 르피가로, 경제 일간 레제코는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퇴진 발표가 세금포탈과 배임 등의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직후에 나왔다면서 특검의 수사 진행 상황과 경영쇄신 계획안 등을 상세히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넷판에서 삼성의 여론이 최악인 상태에서 이건희 회장이 그룹 구하기 차원에서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퇴진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이 회장의 퇴진을 ‘놀라운 조치’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 회장 아들인 이재용씨도 삼성전자 임원에서 사임하기로 함으로써 후계구도가 불투명해졌으나 이 회장 가족이 삼성을 지배하는 능력이나 이재용씨가 결국 삼성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더 타임스도 한국 기업가 사이에 ‘무적의 영웅’으로 알려졌던 이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 회장의 사임 결정은 악명 높을 정도로 복잡한 삼성의 기업구조를 대개편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일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삼성그룹 회장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 회장과 일가는 삼성의 방향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많은 분석가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도이칠란트는 한국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보유한 기업인인 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이 회장 퇴진 이후에도 이 회장 일가는 자회사 간 지분 출자와 지배 구조를 통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며, 이 회장의 퇴진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데상파울루와 글로보 등은 삼성의 경영활동이나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이 회장이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난 혐의로 인해 징역형을 선고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라질 언론과 중남미권에 뉴스를 공급하는 EFE통신은 한국 내 일부 사회단체에서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전무의 거취에 대한 내용이 없는 상태에서 이 회장의 퇴진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삼성의 부패 스캔들로 한국 특유의 기업 지배 형태인 재벌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