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이사회를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삼성은 특검 여파로 중단된 투자·인사 등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오는 25일 삼성전자 이사회를 시작으로 다시 재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 올 1분기(1∼3월)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올해 10조원 이상에 달하는 시설 투자 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LCD 분야의 설비 투자 금액을 각각 7조원과 3조7000억원으로 잠정적으로 확정했으나 특검 사태로 최종 결정을 계속 미뤄온 상황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유럽 출장길에 올랐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귀국하고 25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그 자리에서 투자계획의 윤곽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늘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전사경영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최지성 사장 등 각 부문별 사장단과 해외 지역총괄 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여서 향후 대외 이미지 쇄신과 투자·인사 등에 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그룹차원에서도 이르면 오는 5월 초에 자와 인력 채용 계획을 앞당겨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린 25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지난해 채용 규모 6800여명 이상을 신규로 뽑을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부터 계속 미뤄왔던 간부·임원 급을 비롯한 사장단 인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 삼성 측은 “5월 중이라고 잠정 인사 일정을 확정했지만 오히려 더 빨라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학수 부회장은 연초부터 미뤄온 인사를 오는 5월 중 실시하는 등 이건희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라는 경영 쇄신안에 따른 후속 작업을 6월까지 끝낼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핵심 인력 100여명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그룹 전략기획실이 해체돼 이들 인력이 계열사로 원대 복귀함에 따라 계열사의 기획·홍보·재무 라인 등을 중심으로 한 대폭적인 인력 이동이 불가피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전무가 고객 총괄 책임자(CCO) 자리에서 물러나고 해외 사업장으로 발령날 예정이어서 삼성의 인사는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전략기획실 소속 인력 60%가 삼성전자에서 파견된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본사 지원 부서 쪽은 의외로 큰 폭의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장단 인사는 일단 경영 안정성을 감안해 거의 변화가 없을 예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