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급 이하 경차가 10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차 내수 판매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최고조에 달했던 판매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례없는 유가 급등 기조에 경차의 경제성이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하는 셈.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경차의 내수 판매가 가장 많았던 해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으로 한 해 동안만 15만6521대가 판매됐다. 이후 경차 판매 대수는 지속적으로 감소, 지난 2006년에는 연간 3만6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가 급등에 따른 경차 구매 급증으로 경차 판매는 새로운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올해 1분기 판매된 경차는 총 3만8755대며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경차 판매는 16만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대표 경차로 자리 잡은 ‘뉴-모닝’은 최근 수요가 급증, 출고 대기 기간이 무려 4개월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월 2000대 수준에 머물렀던 ‘뉴-모닝’은 올해부터 경차로 편입되자마자 월 평균 8000여대씩 판매됐다. 1분기에 판매된 총 물량도 2만6025대에 달한다.
GM대우의 ‘마티즈’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마티즈는 지난 1월 3226대에서 2월 4337대, 3월 5167대로 판매량이 늘었다. 이달 판매량은 5000대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김상원 GM대우 차장은 “당초 경차 판매 확대는 올해 경차로 편입된 ‘뉴-모닝’의 신차 효과 때문일 것으로 판단했지만 마티즈의 판매량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봐서는 국내 경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커지는 것”이라며 “유가 상승과 더불어 경차에 주어지는 세제 혜택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차에는 개별소비세(특소세)와 취득세·등록세·도시철도채권이 면제, 등록 시 100만원 이상 돈이 적게 들어간다. 여기에 외곽순환도로 등에서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혜택이 적용되며 공영주차장과 혼잡통행료도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차에 첨단 오디오 시스템, 내장형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등 값비싼 세단 못지않은 옵션을 선호하는 현상은 단순 경제성을 떠난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도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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