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높은) 도시 처녀보다 시골 아가씨라도 나와 뜻을 같이하겠다면 사귀겠습니다.”
최근 본격적인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 큐슈 사가시에 현지법인인 ‘까치정보’를 설립한 홍사혁 에니텍시스 사장(56)은 도쿄 같은 큰 도시를 두고 왜 수도와 멀리 떨어진 사가에 진출하게 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켜 하지 않은 상대보다는 호감을 갖고 있는 상대를 선택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미래 시장을 보고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5년 전부터 일본 시장을 두드렸습니다. 그동안 사가와 오키나와에 무인 증명서 자동발급기를 공급했고 이제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만한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해 현지법인 설립을 결정했습니다.”
홍 사장은 “에니텍시스가 사가와 오키나와 등에 공급한 무인 증명서 자동발급기는 지자체의 비용절감은 물론 민원서류를 편리하게 발급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본 전 지자체의 표준모델로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가를 시작으로 해서 오키나와, 기타큐슈를 거쳐 일본 전역으로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준비도 착착 이뤄지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일본의 주요 지자체를 돌며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는데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지자체의 무인 증명서 자동발급기 보급률은 5% 수준인 데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에서 지자체가 자동발급기를 설치할 때 50%까지 예산을 지원하고 있어 황금시장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홍 사장은 “자동발급기를 우리나라처럼 관공서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할인점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도 보급해 언제 어디서나 증명서를 받아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발급기의 효율적인 AS를 위해 내달부터 현지 고객사나 직원들이 이러닝을 통해 기기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홍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신 분야별로 발생할 수 있는 200여 사례를 이러닝 프로그램에 입력했다”며 “이것만 걸러지면 거의 모든 문제가 현장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기존에 비행기 타고 10번 가야할 곳을 2번 정도로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홍 사장은 “그동안은 해외 시장 공략을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대하는데 치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공략을 통해 해외 부문 매출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며 “올해 250억원의 매출액 중 20%인 50억원 정도는 해외시장에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문정기자 mjjoo@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