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그룹 ‘맏형’ 격인 삼성전자를 축으로 특검으로 차질을 빚었던 ‘경영 공백 메우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는 24일 오전 ‘전사 경영회의’를 연 데 이어 25일 이사회를 열고 미루었던 주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또 전사 차원에서 가장 큰 경영회의인 ‘글로벌 경영 전략 대회’도 일정을 조정 중이다. 경영 전략 대회는 매년 한 번씩 열리는 전사 차원의 가장 큰 회의로 원래 연초에 열리지만 올해는 특검으로 열리지 못했다.
삼성은 24일 오전 수원에서 특검 이후 첫 전사 경영회의를 열고 경영 정상화에 고삐를 바짝 조였다.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열린 이 회의에는 반도체·LCD·정보통신 등 국내 5대 총괄 사장과 각 총괄 산하 사업부장과 8곳 지역 총괄 사장과 임원단 등 40명 정도가 참석했다.
삼성전자의 첫 정식 경영 회의인데다 회장 퇴진 등과 맞물려 오동진 사장(북미총괄), 이창렬 사장(일본총괄), 박근희 사장(중국총괄), 이현봉 사장(서남아총괄) 등 지역 총괄 사장단이 모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해외 지역 총괄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과 앞으로의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1분기 실적을 점검하는 동시에 2분기 실적 개선을 위한 의견을 나누었으며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북미총괄은 서브 프라임 사태의 미국과 세계시장에 대한 영향을, 중국총괄은 베이징 올림픽 준비 상황과 현지 시장 동향을 각각 소개하고 이에 대한 우려와 비즈니스 대응책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또 TV·반도체·LCD 등 세계 1등 제품은 시장점유율을 더 끌어올리는 것으로 시장 리더십을 더욱 다져나가고 휴대폰 분야에선 국내 프리미엄 생산 전략과 신흥 시장의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윤종용 부회장은 각 사업 총괄과 지역 총괄 현안 소개와 각종 보고를 경청하고 삼성이 지금 엄중한 시기에 있음을 상기하면서 각기 업무에 매진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을 독려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25일 실적 발표와 함께 이사회를 열고 주요 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그 위상과 역할이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의 사임에 따른 후임자 선임 등 이사회 멤버 선임 여부가 주요 안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세부 투자 규모 확정과 전략기획실 멤버들의 보직 인사도 논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10조원 이상의 투자 규모를 확정 짓고 전략기획실의 권한이 대부분 이사회로 넘어가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등도 현안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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