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의 3세대(G) 모바일(m)금융 분야 기세가 드세다.
‘WCDMA의 숨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을 활용한 3G m금융서비스를 위해 지난주에만 자회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각각 SK텔레콤·KTF와 손잡고 서비스(m뱅킹·카드)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포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업계 처음으로 KTF와 합작사(m크레디트·신한카드 자회사)도 세우기로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이동통신사업자에는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신한금융지주는 성장하는 m뱅킹 시장 고객을 안겨다준다. SK텔레콤과 KTF를 신한금융지주가 독식했다는 것은 m시장에서 3600만명에 이르는 잠재적 고객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과 카드사가 실제로 3G m금융 서비스에 나선 것은 업계 최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 같은 의미를 애써 희석시켰다. m금융 서비스를 독식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지주체제에서의 결정은 아니다. 이광식 신한지주 IT기획팀 차장은 “손자회사를 만든다든지,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든지 하는 업무는 각 그룹사에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각 그룹사의 독자 결정’을 강조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지주 차원에서의 의견교환을 충분히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m금융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신한금융지주가 비슷한 시기에 메이저급 이동통신사업자와 제휴해 3G m금융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지주회사 차원에서 이미 시장 가능성과 투자가치의 검토가 끝났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USIM기반 m뱅킹 개시 결정은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그동안 금융권과 통신업계 간 USIM에 들어가는 정보(키값)를 놓고 치열하게 주도권 싸움을 펼치는 과정에서 전격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측은 “USIM카드 소유는 고객이기에 고객가치 관점에서 합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모 은행 관계자는 “양측(은행과 통신) 간 주도권 경쟁 속에 신한은행이 임원진의 ‘단독으로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아 은행업계와 보조를 못 하게 됐다는 말을 (신한은행에서) 들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차원에서 3G m뱅킹 주도권을 향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카드도 KTF와의 제휴 그리고 양사 공동 출자를 바탕으로 한 합작사 설립 과정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2G m카드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가운데 3G에서는 자회사까지 세우며 KTF의 마케팅망을 활용해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김완수 신한카드 신사업기획팀장은 “이번 사업은 블루오션 개척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됐다”면서 “3G m카드 부문에서 선도적 위치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과제는 금융서비스 활성화와 여론의 움직임이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도입한 버추얼머신(VM)뱅킹은 2G에서 3G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개발한 서비스모델로 고객에게 크게 어필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4월 서비스 후 하나·SC제일은행·한국씨티·신한은행·농협·우체국 등이 채택했다. 신한금융지주사들의 3G m금융 강자 여부는 고객 그리고 타 금융권이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USIM 기반 m서비스는 분명 화두”라며 “고객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타 금융권의 반발이다. SK텔레콤·KTF와의 제휴로 향후 m금융 서비스 시장을 독식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통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고객의 편의성 확보라는 측면도 있지만, 특정 은행과 특정 서비스를 연결해 고객의 은행과 통신서비스 선택권을 막았다는 여론을 어떻게 잠재우는지가 관건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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