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디지털거울을 이용해 LCD 등 디스플레이 기판에 회로를 그릴 수 있는 디지털노광기술을 개발했다.
서만승 동명대 교수(로봇시스템공학과)는 기존 노광 공정에 필수인 포토마스크 이용을 생략한 채 미세거울 수백만개를 순간구동시키는 방식으로 광을 제어해 곧바로 기판 위에 미세 패턴을 형성하는 ‘디지털노광엔진(DE2: Digital-Exposure-Engine)’을 자체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서 교수는 “간단히 말해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의 작동 원리를 노광 공정에 적용한 개념이라 보면 된다”며 “대용량 메모리 저장과 전송, 광학, 운용SW 등 각종 첨단 기술을 하나로 융합해 나온 최첨단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수백만개 미세거울에 균일하게 광을 전달하고 반사된 빛을 기판에 정확히 투영할 수 있는 투영렌즈 설계 등 광학 기술 △디지털마스크가 정확히 생성되도록 매순간 패턴정보를 미세거울의 구동정보로 바꿔주는 고속 생성 알고리즘 및 관련 시스템 구현에 필요한 정보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또 △대용량 패턴 정보를 공간광변조기로 고속전송하고 미세거울의 구동을 정밀제어하는 고속전송 및 제어기술 △관련 기술 융합 및 동시제어로 노광엔진을 구현하고 이를 장치 핵심부로 활용하는 시스템통합 기술 등이 녹아있다.
서 교수는 시제품 테스트 결과, 4um(마이크로미터)까지 선폭 제어가 가능해 현재 디스플레이 기판 공정과 인쇄회로 공정에 곧장 적용할 수 있고, 해외 디지털노광기 기능에는 없는 ‘공정 중 선폭 제어’도 가능해 외산 노광기보다 기능면에서도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이번 기술 개발로 그간 수입에 의존해 온 고해상도 노광기의 국산화는 물론 세계적으로 초기 연구단계인 디지털 노광기 산업을 한국이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교수는 이와 관련, 10여건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고 관련 특허를 획득했으며 최근 디지털노광기 시제품을 직접 제작해 시험가동 중에 있다.
서 교수는 “디지털 노광엔진은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노광기에 장착해 각종 기판의 노광공정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며 “향후 여건이 허락하면 대면적용 고속 디지털노광기와 나노미터 수준의 반도체 공정용 디지털노광기도 개발할 계획”이라 말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디지털노광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공동견해를 반영, 올해초부터 디스플레이 전략기술개발사업의 후보과제로 ‘디지털노광기 개발’을 선정해 산업계 공동 연구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