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정한 규정보다 엄격하고, 신속하게.’
하이닉스반도체가 고수하는 환경경영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화학공정이 많은 반도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남이 지적하기 전에 먼저 환경을 생각하는 환경경영을 실천한다. 제품(반도체)과 공정·사업장·지역사회의 녹색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환경·안전·보건(ESH, Environment·Safety·Health) 경영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자체적인 ESH 비전을 수립해 친환경인증(ISO14001)과 안전, 보건분야인증(OHSAS18001)을 주요한 ESH 운용시스템으로 도입해 원료 취득 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 평가로 환경안전 영향요인을 개선하고 관리해 나가고 있다.
◇물고기 키우고 모내기하는 ‘재활용수’=지난 3월, 하이닉스 공장(이천 사업장)의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따뜻한 공업용수를 이용해 이천에서 전국 처음으로 노지 모내기를 가져 화제가 됐다. 그동안 각종 배출물질에 정부 기준의 3분의 1 이하 수준을 유지하며 철저한 자체 환경관리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공정에서 사용되는 초순수는 사용 뒤에도 재정화 작업으로 깨끗한 물로 바꾼 뒤 공정에 재활용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자체 사업장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환경보전활동에도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Eco-Dream상’을 제정, 이천·여주와 청주지역의 환경단체와 더불어 매년 시상한다. 이천의 설봉산, 죽당천과 청주의 대청호와 상당산성을 1산 1하천으로 지정해 환경정화, 쓰레기 수거 등 환경보호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완벽에 완벽, 외부기준치보다 엄격한 환경기준=하이닉스가 이처럼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법이 정한 규정보다 훨씬 엄격하게 △사전에 대응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는 4대 경영전략 중 하나를 ‘환경경영’으로 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환경이라는 이슈에서 하이닉스는 업계서도 단연코 선두를 지켜왔다. 국내 반도체업계 최초로 2003년 5월 ESH 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필두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한 환경관련 대통령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환경부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NGO 등 환경관련 단체로 이뤄진 외부 환경감시단을 구성해 하이닉스 단지 내의 환경 준수 사항을 투명하게 감시하도록 하겠다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이 중 국내 최초로 시행된 환경경영검증위원회는 기업과 환경단체가 공개적으로 공동의 활동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위원회는 사업장 내부와 주변지역의 수질·대기·유해화학물질의 환경관리 상태를 주기적으로 조사해 검증하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 품질관리팀은 RoHS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채택, 환경관련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
◇업계 첫 CDM 프로젝트 추진=청정개발체제(CDM)는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그 감축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Certified Emission Reduction)을 확보해 탄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최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활용된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온실효과가 작은 세정가스를 개발하고자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유엔 기후변화 협약 기구에서 감축 실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고자 반도체 업계 최초로 CDM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인 과불화화합물(PFCs)의 배출량을 1997년 기준으로 2010년까지 10% 감축하는 등 적극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대체가스 개발, 가스처리 등 관련 신기술을 생산라인에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노력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김영일 ESH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하이닉스는 그동안 엄격한 자체기준을 통해 환경을 지키는 데 앞장서 왔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협약에 적극 대처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프론티어] 정윤영 환경안전담당 상무
“요란할 것도 없습니다. 이미 하이닉스에 환경경영이 경쟁력의 원천이자, 후손에게 온전한 환경을 물려주는 기본적인 활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정윤영 환경안전담당 상무는 환경경영이 회사의 일부로서 역할하고 있다는 역설로 첫마디를 열었다.
정 상무는 “깨끗한 환경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것처럼 환경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기업 역시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환경경영 역시 기업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하이닉스는 ‘팔당상수원 특별대책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수질 관리에 맞춰서 환경경영을 전개해 왔는데 이제는 제조공정·공장설계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을 생각하는 방침을 세워나갈 계획입니다.” 에코디자인 분야에 치중하겠다는 각오다.
정 상무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는데 앞으로는 적게 쓰고 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케미컬 매니지먼트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 산업은 전기에너지나 LNG가스를 줄이는 데 치중하며 하이닉스는 이 같은 일반적인 지구 온난화가스 감축은 물론이고 지구온난화 지수를 높이는 과불화탄소(PFC)를 절감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정 상무는 덧붙였다.
하이닉스는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 없이 친환경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는 환경경영의 취지 아래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인증제도를 실시하는 등 상생경영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
“과거 환경법규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배출규제나 산업폐기물의 적정처리 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제품 중심의 환경규제로 변화하면서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 폐전기·전자제품처리지침(WEEE), 친환경설계의무지침(EuP), 신화학물질관리법령(REACH) 등의 각종 국제 환경법규들이 등장했습니다.”
정 상무는 변화하는 세계 환경변화 추세에 발맞춰 국제적인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하이닉스는 지난 2006년 7월 EU에서 발효된 전기전자 제품 내 유해물질 사용제한지침인 RoHS를 준수해 6대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사례
칩 하나에도 유해물질 ‘프리(free)’
하이닉스의 반도체 제품에는 친환경제품 로고인 ‘에코마크’가 붙어 있다. 이미 2006년 7월부터 제품 제조에 납·수은·카드뮴·6가 크로뮴 및 브로민계 난연제인 PBB, PBDE를 사용하지 않았던 하이닉스는 에코마크를 통해 환경경영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렸다. 작년에는 할로겐 물질까지 사용하지 않는 제품개발을 완료해 올 하반기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작은 칩 하나에서도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국내외적으로 규제된 물질은 물론이고 세계 반도체협의체(WSC)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사용을 금지한 물질 등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자체 규제 지침을 마련해 시행해 왔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화학물질을 납품하는 모든 협력사로부터 시험성적서와 물질선언서를 제공받아 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파악한다. 내부적으로 원자재에 대한 환경·안전·보건(ESH) 검증 프로세스를 구축해 최초 도입시 승인을 받지 못한 원자재는 구매하지 않도록 했다. 한편으로 이러한 프로세스를 전산화해 고객에게도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한다.
하이닉스는 일정 평가기준을 충족한 협력회사에 대해서는 친환경 인증서를 부여해 인증을 받은 업체만을 거래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영일 책임연구원은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이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며 이는 고객의 친환경제품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이기 때문에 임직원과 협력회사까지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