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를 이용해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한국계 미국 기업인 뉴로스카이 공동 창업자 이구형 CTO(55)는 “뇌파 측정과 분석 기술을 이용, 인간의 인지 상태·감정 및 감성 변화를 측정하고 이를 제어 신호로 변환함으로써 컴퓨터·게임·장난감 등을 작동하는 뉴로(Neuro) 인터페이스 기술 ‘뉴로 헤드셋’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99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창업한 한국계 벤처 기업 ‘뉴로스카이(www.NeuroSky.com)’는 그동안 55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 뇌파를 측정·처리해 제어 신호로 만드는 제품을 개발해왔다.
특히 뉴로스카이는 뇌파계(EEG) 모듈과 뇌파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듬으로 구성한 뉴로 헤드셋을 10달러 이하의 공급 가격에 납품, 뇌파를 이용한 콘텐츠 대중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구형 CTO는 “경쟁 기업들이 뇌파를 이용한 뉴로 인터페이스 기술을 선보였지만 높은 제조 원가 탓으로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제품이 복잡하고 값이 비싸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로스카이는 뇌파 기술의 정밀도와 신뢰도가 의료용 혹은 연구용처럼 높지 않더라도 사용자 안전과 건강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저렴한 가격대에서 뇌파를 이용한 뉴로 인터페이스 활용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게임 집중 교육 △치매 환자의 교육시 뇌파를 통한 학습 교육 효과 점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효과 조사 △고위험 기계의 안전 사고 예방 △골프·사격 등 스포츠에서 집중력 훈련 교육 △전투기 조종사 실신시 자동운전 전환 등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실제 뉴로스카이는 닌텐도(두뇌훈련 게임)·스탠퍼드대학(학생교육열 검사)·IBM(안전사고방지)·세가(골프 퍼팅 게임) 등의 유수 기업 및 대학과 공동으로 뉴로 인터페이스 기술을 이용한 응용 제품 개발을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올 연말께 일반인에게 응용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한발 더 나아가 뇌파계(EEG) 모듈 등을 주문형반도체(ASIC)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구형 CTO는 “모듈 등을 ASIC화하면 현재 공급 원가보다 더 떨어지고 크기도 더 소형화된다”며 “글로벌 기업 인텔처럼 전세계 모든 기업에 뉴로 인터페이스 기술 칩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로스카이는 KAIST·경북대·아주대·고려대 등의 대학과도 뇌파를 이용한 디지털 콘텐츠를 공동 개발키로 하는 한편 내년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손욱호 가상현실연구팀장은 “뇌파는 재현성이 매번 틀려 첨단 뉴로인터페이스 기술의 경우 연구 수준에 있다”며 “그러나 뇌파를 집중 혹은 집중하지 않는 형태로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술은 개발이 가능하고 특히 소비자 관심을 이끄는 콘텐츠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