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 ‘가루지기’의 예고편이 네이버, 네이트 등 인터넷 포털의 첫화면 배너 광고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루지기의 방송 광고는 사전심의를 거쳐 노출의 수위가 조정됐고, 시간도 15초 이내다. 그러나 인터넷 광고에는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 속 중요한 노출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다.
가루지기를 비롯해 대부분의 18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 광고가 별도의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예고편 내용을 고스란히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포털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영화 예고편은 영등위 심의를 거친 내용이 나가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는 가루지기뿐만 아니라 다른 성인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인터넷 광고 내용을 심의할 법·제도적 장치와 규제가 미약해 청소년이 성인 영화 광고에 노출될 위험성이 잠재돼 있다고 지적한다.
이시훈 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 광고를 내리는 것 외에 처벌 수단이 없는 등 규제가 매우 느슨하다”고 밝혔다.
현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2조 2항은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 심의는 민간기구인 한국인터넷광고심의기구가 전담하고 있지만, 이 기구는 사후 심의를 통해 회원사인 16개 포털만 권고를 하고 있고, 이마저도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는 상황이다.
김문조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탈규제 시대에서 온라인 광고를 법이나 제도로 규제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업계 차원에서 이를 공론화하고, 자정하는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