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성전자, 국책과제 엉터리 수행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이자 국내 최대의 LCD 백라이트유닛(BLU) 업체인 희성전자가 대규모 정부 국책과제를 엉터리로 수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3년간 총 사업비 223억원을 투입해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연구개발(R&D) 과제로는 가장 큰 규모였던 사업에서 당초 계약내용과 다른 제품을 내놓았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10월이었던 종료 시점도 6개월가량 늦어졌으며 과제의 목적인 양산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희성전자(대표 류철곤)는 LG 관계사들과 함께 지난 2004년 10월부터 총 3개년 사업으로 ‘LCD 부품소재 개발사업’을 진행해왔으나 3년차인 지난해 10월 당초 양산 제품으로 내놓기로 했던 55인치 고휘도·고효율·저가·무수은 면광원(FFL) 대신 유사 제품을 제시했다.

 이에 산업기술평가원은 지난해 중간점검에서 희성전자 측에 ‘보완’을 요구했고, 사업기간은 올 3월까지 6개월이나 미뤄졌다. 최종 연구보고서 제출시한도 다음달까지 연기됐다.

 희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산기평에 제출한 제품은 지난 2005년 개발한 26인치 FFL을 네장 겹쳐 만든 이른바 ‘아류’다. 이를 산기평이 문제삼자 희성전자는 그제서야 재개발에 착수, 지난달 상용제품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기평 관계자는 “사업계획에 분명히 한 장짜리 55인치급 FFL이라고 명시됐는데 오해가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개발에 실패하는 경우는 몰라도 이번 사례는 분명 희성전자가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희성전자 측은 기능상의 차이가 없는 한 26인치 FFL를 붙여 만들어도 된다는 판단이었을뿐 고의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희성전자 관계자는 “산기평과 서로 생각이 맞지 않았을 뿐 결국 방법상의 문제”라고 밝혔다.

 장진 경희대 교수는 “프로젝트 도중 시장성이 불투명해졌다면 연구개발 과제를 조기 종료하거나 3년차에 들어가기전 산기평과 사전조율을 거쳐 목표를 수정했어야 한다”면서 “처음 세운 계획만 밀어붙이다 결국 세금만 낭비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서한·안석현 기자 hseo·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