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 심해지는 질환이 있다. 무좀도 그중 하나다. 우리 주위에 흔하지만 치료가 딱 부러지게 되지 않는 고약한 질환인 무좀의 예방 및 관리법을 살펴보자.
무좀은 무좀균에 의해서 생기는데, 이 무좀균이라는 것이 습기(濕氣)와 적당한 열기(熱氣)에서 잘 자란다. 그런 환경적 요인만 제공되면 매우 강한 생존력을 보인다. 그러다보니 병원에서 처방하는 무좀약 중에 강한 것은 사용하는 동안 간(肝)에 독성이 쌓일 것을 염려해서 조심해야만 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무좀이 심해지면 발 피부의 모양은 물론이고, 간지러움·진물·냄새 등이 심해져서 그 불편은 심각해진다.
한때 정로환과 식초를 물에 합해서 발을 담그면 무좀이 낫는다고 해 많은 사람이 했다. 일리가 영 없는 방법은 아니다. 정로환은 장(腸) 속에 사기(邪氣)를 제해 설사를 잘 멈추게 한다. 요즘으로 치면 세균성 설사, 장염 등을 잘 치료한다고 볼 수 있는데, 약재의 구성상 무좀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정로환으로 무좀의 근본치료가 되는 일은 많지 않다(참고로 속이 냉(冷)해서 된 만성설사에는 정로환이 별 효과가 없다).
무좀균을 죽이고자 쓰는 외용제, 내복약 모두 약의 강도에 비해 치료율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듯하다. 무좀균을 아무리 죽여도, 발에서 땀이 많이 나고 열이 난다면 언제든지 무좀균은 번식할 수 있다. 발의 건강상태와 환경을 바꾸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기운이 처져서 밑으로 습기(濕氣)가 가라앉는 사람, 기운이 허덕거려서 땀이 잘 나고 허열이 있는 사람, 과식(過食)과 과음(過飮)으로 몸에 습기가 많은 사람은 무좀이 잘 생긴다. 충분한 휴식과 한약 등의 도움으로 몸의 상태를 개선하면 무좀이 따라서 없어지거나 호전된다.
어떤 식의 무좀 치료를 하건, 충분한 휴식과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발을 자주 씻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