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코오롱, PI 합작사 설립

SKC 박장석 사장(왼쪽)과 코오롱 배영호 사장이 30일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합작회사 설립 조인식에서 서명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SKC 박장석 사장(왼쪽)과 코오롱 배영호 사장이 30일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합작회사 설립 조인식에서 서명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세계 3위의 폴리이미드(PI) 필름 업체가 국내에 오는 6월 탄생한다.

SKC(대표 박장석)와 코오롱(대표 배영호)은 30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 폴리이미드(PI) 필름 합작사 글로엠(대표 윤창운) 설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날 합작 계약서에 서명하고 6월초 신설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신설 법인은 자산 2000억원 규모로 양사의 현물출자에 의해 설립되며, 각각 50%의 지분을 가지게 된다. 신설법인의 생산규모는 2008년말 연 1500톤에 이르러 도레이듀폰과 가네카에 이어 세계 3위의 PI 필름 업체가 된다. 올해 400억원, 내년 7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았다.

화학과 전자소재 분야의 오랜 경쟁자인 SKC와 코오롱이 막대한 투자를 한 PI 분야에서 전격 협력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 대기업의 협력으로 핵심 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향후 합작을 통한 경쟁력 제고의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는 2005∼2006년 가네카·도레이듀폰 등이 과점하고 있는 PI 시장에 각각 뛰어들었으나 규모의 경제와 고도의 기술·마케팅 역량이 필요한 PI 사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워 전격 합작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각각 1개 라인을 가동 중이며 2기 라인 구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합작하면 4개 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도레이듀폰이나 가네카 등의 절반 수준. 합작사는 지속적 설비 투자를 통해 해외 주요 업체들에 맞먹는 생산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박장석 SKC 사장과 배영호 코오롱 사장은 “국내 대표 전자소재 기업 간 첫 협력 사례인 만큼 세계 1류 PI 업체로 키워 합작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I 필름은 내열·내한성이 좋아 연성회로기판(FPCB)와 반도체, 항공우주용 소재 등으로 널리 쓰인다. 작년 세계 시장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했으며 IT 기기의 소형·경량화에 따라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