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로봇사업단(전략기술개발, 성장동력, 21세기 프론티어, IT핵심기술개발)이 주도하는 로봇R&D체계의 큰 틀이 올해까지 유지된다. 그 대신 중복성이 드러난 일부 로봇과제에 대해 내달말까지 통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옛 정통부와 산자부의 로봇사업을 조율하기 위해 29일부터 30일까지 용인 하이닉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08 로봇R&D통합 워크숍’에 참석한 연구개발계와 지식경제부가 내린 결론이다. 연간 730억원에 달하는 국가 로봇R&D체계를 한꺼번에 고치는 대신 점진적 개선책을 도출하기로 합의한 셈이다.
이같은 결과는 워크숍이 열리기 전부터 일찌감치 예측됐다. 각 로봇사업단과 연구소, 기업 관계자 대부분은 현재 진행 중인 로봇R&D과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로봇담당부처인 지경부도 적잖은 반발을 무릅쓰고 로봇R&D체계에 선뜻 메스를 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참석자들도 워크숍 행사에 대체로 만족한 모습이다. 서로 견제하던 두 부처의 로봇 R&D담당자들이 흉금을 터놓고 피차 사업현황을 상세히 파악한 것만도 첫단추를 꿴 것이라는 평가다. “신정부의 로봇정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이석한 성균관대 교수) “구 정통부와 산자부의 로봇전문가들이 상호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봅니다”(유범재 KIST 책임연구원)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한 대학교수는 “로봇R&D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각 사업단의 권한을 수요처인 민간기업에 대폭 위임해야 하는데 4개 사업단의 틀을 유지한 채 일부 소규모 과제만 통합하는 것은 위선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원영준 지경부 로봇팀장은 “4개 사업단 주도의 로봇R&D체계가 당분간은 유지하지만 내년에는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적어도 서너 개 로봇과제는 시범케이스로 통합,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