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경영 정상화 현안 논의

 삼성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을 비롯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25여 명이 참석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정기 월례사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삼성 전 직원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른바 ‘수요회’로 불리는 사장단 회의는 ‘삼성 쇄신안’ 발표 이후 그룹의 정상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돼 관심을 모았으나 평소와 다름없이 교양 강의, 그룹 현안 설명 등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수요회’를 전후로 삼성 사장단은 어떤 식으로든 이건희 회장 퇴진 이 후 계열사별 공조 방법과 경영 시스템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계열사 별 자율 경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 사 의견 조율을 통해 삼성의 강점인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삼성이 업종별 소그룹화로 갈 가능성이 크며 소그룹화가 힘들더라도 최소한 정기 전자 사장단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전자 그룹의 경우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주축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삼성네트웍스, 삼성SDS 대표 이사가 사안 별로 만나는 방식이다.

 삼성은 빠르면 다음 주(5월9일), 늦어도 5월23일까지는 사장단 인사를 포함한 계열사 임원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 측은 “사장단 인사는 1∼2명 정도로 소폭이며 정기 임원급 인사와 같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임원급에 대해서는 예년과 같이 400명 안팎의 승진 인사를 예상하지만 사기 진작에서 사상 최대의 임원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종용 부회장은 5월 정기 월례사에서 “지난 수개월의 답답하고 힘든 상황에서 묵묵히 본분을 다해 준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경영의 제반 활동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또 “정도 경영, 준법 경영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과 기준을 강화, 발전시키고 더욱 더 겸손한 자세로 소비자는 물론 주주와 거래선, 협력업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부회장은 “전 세계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자” 라며 “임직원 개개인이 열정을 가지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해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