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IPO시장서 `영업 전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년간 기업공개 주간사 실적 현황(유가증권시장)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으로 변신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치열한 영업전쟁을 벌이고 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IB업무에서 비교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증권사들은 기업공개(IPO) 시장을 통해 투자은행으로의 변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흔히 증권업계에서 기업공개(IPO) 영업은 ‘앵벌이’로 통한다. 증권사와 기업은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의 관계가 교차하지만, 기업공개시장에서 증권사는 철저하게 을의 입장이다.

평소에는 증권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코스닥 기업들도 기업공개를 할 때는 모든 증권사들의 프러포즈를 받는다. 현재 기업공개 영업을 하는 증권사는 25개 정도인데 보통 업계 10위권 이내의 회사가 주간사로 선정된다.

◇기업공개는 흔히 결혼에도 비유=기업의 라이프사이클에서 기업공개는 오직 한 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주간사는 기업과 투자자의 결혼을 책임지는 중매자의 역할을 한다.

사실 기업공개 영업은 수익성이 좋은 사업은 아니다. 기업공개 영업을 물어오는 ‘찍새’와 물어온 회사의 영업지원을 담당하는 ‘딱새’가 최소한 1년 정도는 그 회사 기업공개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영업을 해와서 주간사가 되어도 최소 9개월이 지나야 자금이 회수된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기업공개에 목을 메는 이유는 증권사가 기업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이다. 손승균 굿모닝신한증권 IPO 이사는 “어떤 기업의 주간사가 되면 그 회사의 주거래 증권사가 돼 증자, 자산관리, 인수합병 등 연속적인 투자금융(IB) 비즈니스를 통해 엄청난 파생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모든 증권사들이 기업공개 실적을 통해 투자금융 역량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기업공개 업무를 통해 직원들의 기본적 투자금융(IB)업무 역량도 키울 수 있다. 기업공개 업무를 맡은 직원은 최소 1년 동안 관련 기업의 기업분석 및 평가, 시장분석 등의 업무를 맡게 돼 자연히 투자금융에 대한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형기업의 기업공개에는 20명 이상이, 일반적으로는 10명 이상이 관련 업무에 투입된다.

◇한투, 교보, 미래가 강자=기업공개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이 강자로 손꼽힌다. 신생증권사들이 기업공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공개시장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다. 또 인력을 통해 기업공개 업무를 시작하려 해도 업무 특성상 팀 단위의 협업을 하기 때문에 한 두명 인력을 유입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유가증권시장은 금액이나 규모의 한계로 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 등의 은행계열 증권사들이나 메릴린치·골드만삭스 등의 외국기업들이 주간사를 주로 맡는다. 실제로 올해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포스코건설·진로·SK C&C 등의 대형기업들 주간사들이 대형증권사들로 정해졌다.

이런 상황에도 신생·중소형 증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기업공개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