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와 물가, 둘 중에 포기해야 하는 것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금리인하 여부를 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를 인하하자니 뛰는 물가가 고민이고 동결하자니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를 더 위축시킬 우려 때문이다.
내수경기 하강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어 그동안 금리동결에 무게를 실어온 한국은행도 금리인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경기 선행 및 동행지수가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고 내수경기가 위축되어 정부가 당초 목표한 6%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부처도 추경편성, 감세, 규제완화 등 경기부양에 총력을 쏟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물론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은도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둔화 가능성 때문에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이후 “경기 상승세가 최근 들어 둔화하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여러 군데서 보인다”고 밝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지난 주말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힘을 실어주고 있다. 따라서 4월 물가만 어느 정도 안정된다면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4월 소비자물가가 4.1%로 2004년 8월(4.8%) 이후 3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렸다.
가뜩이나 유가가 120달러를 돌파하고 원자재가도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낮추는 것은 치솟는 물가에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금리인하를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결국 한국은행이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물가를 희생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금리인하를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금융연구원 이규복 박사는 “한국은행이 현재의 경기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동결 및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어 결정이 쉽지않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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