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 블로그를 이용, 네티즌과 끝장토론을 벌였다.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의 작품이다.
이 블로그는 청와대 홈페이지 핵심과 쟁점이라는 카테고리에 ‘댓글 만문만답(萬問萬答)! 블로그 청문회!!’라는 이름으로 개설됐다. 이번 끝장토론에 청와대 측은 ‘푸른지붕’이라는 아이디로 네티즌과 쇠고기 수입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푸른지붕’ 측은 “어떻게 하면 이 많은 질문(쇠고기 협상)에 모두 답해 줄 수 있을지 밤새 고민하다가 ‘모두 답해버리자’며 대한민국 정부사상 최초의 ‘전(全) 질문 전(全) 답변’을 하는 ‘블로그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욕설 자제, 도배글 배제,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한 답변만 하겠다’며, ‘푸른지붕’이 주연하고 네티즌이 조연한 “사상 최초의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블로그 청문회”가 이날 오후 2시 열렸다.
결론은 ‘푸른지붕’의 참패였다. 익명 뒤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의 순발력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실시간 도배글, 주제와 관계없는 글로 김빼기를 하는 네티즌에게 혼쭐이 났다. 토론 내내 ‘이미 작성한 내용을 복사해서 붙인다’는 욕을 먹어야 했다. 욕설과 도배글, 주제와 관련 없는 질문으로 김빼기 등이 이어졌다.
댓글에는 초·중·고등학생 사이에서 나돌던 독도 포기론, 인터넷 종량제 문제, 라면 스프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온갖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푸른지붕’이 금기시하는 탄핵발언도 속속 나왔다. 인터넷에 익명으로 숨은 네티즌은 국가 원수인 대통령과 청와대 위신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이명박정부를 욕하는 도배글이 이어졌다. 또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의 ‘푸른지붕’에 대해 ‘알바(아르바이트)가 아니냐’ 하는 정체성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푸른지붕’은 네티즌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네 시 반 댓글은 1760개를 넘었다. 아마추어 ‘푸른지붕’의 모든 댓글에 답변한다는 소박한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상룡기자<경제교육부>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