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관련 금융공기업 수장 대부분이 교체되자,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정책에 큰 변화가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윤용로 기업은행장만이 유일하게 유임됐다. 윤 행장이 작년 말 취임해 재임한 지 채 반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는 사실상 중소기업 관련 금융기관 CEO 모두가 교체됐다고 할 수 있다. 재신임 결과만을 봤을때 어떤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민영화가 확정된 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에 대해 어떤 정책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새로운 CEO를 앉히는 과정에서 정부의 미션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번 대상에 포함된 모 금융기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의 정확한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기관장의 대대적 교체 과정에서 뭔가 정책적 의지를 담지 않겠느냐”고 정부 중소기업 금융정책에 변화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관장의 단순 물갈이 차원이었다며 정책변화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다. 이는 재임기간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는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다. 시장에서는 재신임의 첫번째 기준이 ‘재임기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창록 산은 총재, 김규복 신보 이사장, 한이헌 기보 이사장 모두 임기가 올해 6∼11월까지며, 양천식 수출입은행장도 내년 9월에 임기를 마치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불신임 기관장에 대한 후임 인선 작업도 신속히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날 자료에서 “해당 기관 소관 업무에 대한 경륜과 전문성, 조직 개혁을 선도할 수 있는 개혁성, 도덕성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최적임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신임 기관장 보직에 대한 공모 절차가 조만간 시작된다. 금융위 산하 기관장은 ‘기관장추천위원회 추천-금융위원장 제청-대통령 임명’의 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위는 후임 선출과정에서 민간 인사를 우선적으로 등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과 교포 CEO 등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는 ‘회장·행장추천위원회-이사회-주주총회’ 과정을 통해 기관장을 선출한다.
현재 산업은행 총재로는 이팔성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도 거론된다. 또 김종배 산은 부총재와 이윤우 대우증권 이사회 의장,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 손성원 전 한미은행장, 이덕훈 전 금융통화위원 등도 이번에 교체가 확정된 금융공기업의 CEO로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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