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사는 점포 위치가 성패의 절반을 좌우한다. 골프방은 어떤 곳에 열어야 좋을까. 실제 골프장은 일부러 먼 곳도 찾아가지만 골프방은 동네 근처에 있어야 사람이 모이는 특성이 있다.
그동안 골프방 창업은 임대료가 저렴한 지방과 대도시 외곽에 몰렸다. 이제 일부 지방 도시는 웬만한 거리마다 골프방이 들어서 업소문을 닫는 사례도 나오는 형편이다. 새로 창업을 한다면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지의 상가, 오피스텔, 신도시 주변을 노리면 들어갈 빈틈이 많다. 또 서울 강남, 잠실의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사무용 빌딩 주변의 목 좋은 장소도 권할 만하다. 주택가에 창업을 한다면 단독주택보다는 소득이 높고 유행을 잘 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건설과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되는 판교, 동탄, 청라, 파주 등을 눈여겨보라고 권한다. 한 가지 팁을 덧붙이면 대규모 골프장에서 가깝거나 실내외 연습장이 몰린 곳에 골프방을 차려도 수입이 괜찮다. 골퍼들이 낮에 18홀을 다 돌고와서도 인근 골프방을 찾기 때문이다. 큰 비라도 쏟아지면 골프장을 찾았던 사람들은 동일한 코스를 지원하는 골프방에서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 골프환경이 제일 양호한 제주도에도 지난달부터 스크린골프방이 상륙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방이 들어설 건물의 구조도 중요하다. 스크린골프 단골은 공용클럽을 거의 쓰지 않고 자동차로 자기 골프백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건물에는 장비 한 조당 세 대의 주차면적 확보는 필수다. 건물과 주차장이 너무 멀어도 골프백을 들고 이동하기 불편하다. 스윙을 할 때 클럽을 휘두르는 높이를 감안해서 건물 층고 3m는 확보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해당건물에 체육시설인 골프방이 들어서는 데 법률적 문제는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스크린골프방의 운영 팁 9가지
1. 스크린골프는 단골장사다. 손님을 가족처럼 대하라.
-골프방을 자주 찾는 마니아는 전체 고객의 20%지만 매출 70∼80%를 좌우한다.
2. 장비를 고를 때는 오너가 여러 제품을 쳐보고 소비자에게 물어봐야 한다.
-제조사의 말은 모두 그럴 듯하다. 스크린 골프장비는 소비자가 만족하는 기종 중에서 오너가 직접 고르는 편이 낫다.
3. 스스로 골프를 즐겨야 사업도 성공한다.
- 골프를 못 치면 아예 사업을 시작 않는 편이 낫다. 당구장처럼 업주부터 골프를 좋아해야 고객의 마음을 이해한다.
4. 지속적 AS가 가능한 제조사를 선택하라.
-기업별로 스크린골프의 기술격차는 점차 줄고 있다. 장비의 성능보다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AS체계가 골프방 운영에 더 요긴하다.
5. 네트워크의 위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전국의 골퍼가 함께 실력을 겨루는 온라인 골프대회가 확산되고 있다. 스크린골프도 네트워크를 많이 깔아놓은 쪽이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6. 낮시간을 활용할 대책을 세우라.
-직장인이 퇴근하는 저녁 골든타임에는 대부분 골프방의 예약이 찬다. 한적한 낮시간에 회전율을 높여야 수익을 낼 수 있다.
7.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라.
-꼭 스크린골프로 수익을 내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인터넷 카페, 와인바, 학원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만들어 보자.
8. 여성고객을 배려하라
-여성골퍼가 점점 늘고 있다. 밝은 분위기에 금연실 등 여성들이 즐겨 찾는 업소환경을 조성하라.
9. 단골고객이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 업소를 자주 찾던 고객이 스스로 골프방을 창업하는 사례는 너무 흔하니 신경 쓰지 말 것. 스크린골프 시장은 아직도 성장할 여지가 많다.
*수입은 얼마나 될까.
골프방 업소의 평균 수입을 따지는 간단한 공식은 다음과 같다.
스크린골프 타석 수*회전율(일 3회)*골프팀원(3명 기준)*1인당 게임료(2만∼3만원)=하루 수입이다.
서울지역 골프방은 오후 3시까지 18홀을 도는데 1인당 2만원, 이후 저녁시간에는 1인당 3만원을 받는다. 따라서 5타석을 갖춘 골프방이 정상영업을 할 때 하루 90만∼135만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물론 장사가 잘되는 업소에 통용되는 계산이다. 아직은 스크린골프업계의 경쟁이 덜하고 성장 초기기 때문에 여타 업종보다 자금 회수 기간이 빠르다. 업계 1위 골프존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골프방의 투자원금 회수기간은 평균 16개월로 △편의점(31개월) △PC방(25개월) △제과점(22개월)보다 짧은 편이다. 여의도에서 12타석 골프방을 운영하는 김도현 사장은 “투자액수를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원금을 회수하는 데 1년 반(18개월) 정도”라고 예상했다.
골프방의 매출은 입지조건과 장비기종, 고객서비스, 영업시간과 날씨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스크린골프의 대목은 아무래도 골프 비수기인 겨울과 여름철이다. 골프마니아도 나서길 꺼리는 한겨울이나 찌는 듯한 여름철 주말에는 스크린골프장도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언제나 혼잡한 편이다. 업주 측에서 가장 반가온 고객은 회식 이후 뒷풀이를 위해 몰려오는 단체손님이다. 우선 사람이 많고 회전율도 높아서 매출에 도움이 된다. 비가 오거나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는 미리 연습을 하려는 골퍼들로 매출이 껑충 뛴다. 한가한 낮시간, 골프방은 동네 여성골퍼의 차지다. 자녀를 학교에 보낸 뒤 골프를 즐기는 아줌마 골퍼부대의 매출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크린골프, 실력향상에 도움이 될까.
폭발적 인기에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골퍼는 스크린골프에 단순한 오락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스크린골프로 70대 초반을 치는 온라인의 고수라도 실제로 필드에서 프로선수와 맞붙어서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력차이는 기술적 한계라기보다는 상업적 이유로 봐야 한다. 초창기 스크린골프는 그래픽 화면도 조악하고 센서도 정밀도가 떨어져 진짜 실력을 평가하기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향상으로 드라이버나 아이언의 정확도가 실전과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 스크린골프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온 퍼팅과 어프로치도 전용장비가 개선돼서 정확도가 놀랍도록 향상되는 추세다. 하지만 제조사 측에서는 스크린골프의 사실성을 조금 높이려고 몇 배나 비싼 센서에 1000만원대의 HD급 프로젝터를 장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고객은 실수해도 대충 점수가 나오는 무난한 골프장비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김영찬 골프존 사장은 “스크린골프는 진짜 골프보다 5∼10점은 타수가 줄어든다. 고객이 원하는 건 골프의 즐거움이지 높은 난이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골프가 국내 골프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꾸준한 연습기회를 통해 일반 골퍼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초중급자는 가상 게임을 거쳐 실제 필드에서 어려움을 미리 체험하는 것만으로 골프실력이 놀랍도록 향상한다. 몇 년 뒤 실제 골프장 뺨치는 HD급 골프방이 보급되면 타이거 우즈, 최경주와 같은 세계적 골퍼도 스크린골프 대회에 기꺼이 참여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