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아산생명과학연구소, 바이오벤처 `오아시스`

아산병원·아산생명과학연구소, 바이오벤처 `오아시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아산생명과학연구소ㆍ 서울아산병원의 산학협력 입주 기업

서울 아산병원 내 위치한 아산생명과학연구소가 바이오·의료 벤처기업의 산실로 떠올랐다.

아산생명과학연구소 6·7층(제2관)에 둥지를 튼 10개 바이오·의료 벤처 기업은 아산생명과학연구소의 기초과학인력과 서울아산병원 임상의료인력의 지원을 통해 잇따른 개발 성공으로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아산생명과학연구소는 다른 기관이 쉽사리 제공하지 못하는 풍부한 기초 연구 및 임상 자원을 토대로 기술력을 확보한 반면에 자생력이 취약한 바이오·의료 벤처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강한 내성을 갖도록 인큐베이팅하는 셈이다. 임대비 평당 월 4만원·입주 보증금 평당 60만원 등 입주 조건도 파격적이다.

신약 개발 전문 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는 올해 굵직한 성과물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 4월 말 대형 제약사인 한미약품이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156억원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프로퀘스트인베스트먼트와 저산소증 치료에 대한 신약연구 과제를 위해 조인트 벤처 회사도 설립하기로 합의하는 등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기 시작했다.

 방사선 의약품원료 전문 기업 퓨처켐(대표 지대윤)은 분자 영상진단용 의약품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독일계 제약사 바이엘셰링파마와 기술 이전 계약을 지난 2월 말께 체결했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오승준 교수팀과 암·치매·파킨슨병 등을 분자 수준의 변화에서 측정해 조기진단하는 의약품 공동 개발에 성공, 세계적인 제약 기업을 놀라게 했다.

항바이러스 의약품 전문 기업 제놀루션(대표 김기옥)도 최근 암세포의 증식과 바이러스 번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RNA(리보핵산)’를 개발, 전 임상 단계를 마치기 직전이다. 디지털 엑스선 진단기기 전문 기업 디알젬(대표 박정병)은 필립스로부터 비즈니스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는 등 유수 기업과 투자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2월 개발에 성공한 디지털 엑스선 영상 촬영 장치 전용 고주파형 엑스선 제너레이터를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아산생명과학연수소에 의료진과 공동 연구개발 등을 위해 메디포스트·메타바이오 등이 임상의학연구소를 두고 있다.

박정병 디알젬 사장은 “기초과학과 임상의학의 조화 그리고 저렴한 임대비는 바이오·의료 벤처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토대를 제공한다”며 “아산생명과학연구소 같은 환경이 여러 곳에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정호연 크리스탈지노믹스 상무도 “바이오 벤처 기업 특성상 의료진과 원활한 의사 소통이 필수”라며 “서울아산병원과 항암제 개발 과제를 공동 수행하는 등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생명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2005년부터 바이오·벤처 기업을 건물에 입주, 산학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병원 진료진이 바이오·의료 벤처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등 바이오·의료 벤처 산업화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산학협동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산생명과학연구소 내 주요 벤처기업들의 활약상

* 크리스탈지노믹스(분야 병원신약 개발): 4월 말 한미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투자 유치, 미국 벤처캐피털 프로퀘스트인베스트먼트와 저산소증 치료에 대한 신약연구 관련 합작사 설립 합의

* 퓨처켐(방사선 의약품원료): 독일계 제약사 바이엘셰링파마에 기술 이전.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과 암·치매·파킨슨병 등 조기진단 의약품 공동 개발

*제놀루션(항바이러스 의약품): 암세포의 증식과 바이러스 번식 억제 새 ‘RNA(리보핵산)’ 개발

*디알젬(디지털 엑스선 진단기기): 디지털 엑스선 영상 촬영 장치 전용 고주파형 엑스선 제너레이터 상용화. 필립스와 협력 방안 논의 중

◆아산생명과학연구소 입주기업 미니 인터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혜택이 너무나 많습니다.”

디지털 엑스선 진단기기 전문 기업 디알젬 박정병 사장은 아산생명과학연구소에 입주한 이점을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서울아산병원이 바로 옆에 있다보니 의료기기 개발시 특정 규격이 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놓고 차 한잔을 마시면서 임상 의료진에게 자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턱이 높기로 소문난 임상 의료진의 교수 연구실을 기업인 입장에서 번거러운 절차 없이 자주 방문, 궁금한 점을 물어볼수 있는 것이다.

그는 또 “기업의 대외신뢰도가 높아지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디알젬 본사 주소가 아산생명과학연구소로 적혀 있는 걸 보고 외부 고객들이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로 여긴다는 설명이다. 실제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아산생명과학연구소의 입주 기업을 선정한다.

박 사장은 “입주 기간 동안 임상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디지털엑스레이·유방촬영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등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한 단계 성숙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