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계, 대만 LCD 8세대 수주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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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장비업체들이 대만 LCD 패널업체들의 8세대 설비투자 물량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7, 8세대 LCD 설비 투자를 한국이 주도했던만큼 대만의 8세대 시장에 선전을 기대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AUO가 3월 장비 발주에 나선 데 이어 이달 들어 CMO도 8세대 설비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디엠에스·케이씨텍·에스티아이·탑엔지니어링 등 국내 주요 장비업체는 일본 등 해외 경쟁사를 상대로 장비 수주전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노광장비 등 일부 핵심 장비를 제외하면 에처·디벨로퍼·클리너 등 웬만한 전후공정 장비를 양산 공급한 경험이 있는 만큼 대만에서도 괄목할만한 수주 실적이 예상된다.

특히 CMO가 8세대 장비로는 처음 이달중 공급사를 선정할 계획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CMO는 8세대용 에처·디벨로퍼·클리너 장비를 우선 도입하기로 하고, 국내 장비업체인 디엠에스와 케이씨텍·에스티아이 등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8세대 설비 투자 경험이 있어 대만 패널업체들도 우리나라 장비에 관심이 크다”면서 “아마 장비 선정 결과에도 이 같은 경험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AUO가 8세대 투자를 시작하면서 액정 주입장비인 디스펜서 전량을 국내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에서 도입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당시 일본 경쟁사를 제치고 대만의 첫 8세대 장비 시장을 선점하는 개가를 올렸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달아오른 대만의 8세대 LCD 장비 수주전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국내 장비 업체들끼리 치열하게 입찰 경쟁을 벌이면서 자칫하면 출혈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 패널업체들은 장비 공급사 선정 기준으로 가격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패널업체들과 달리 가격 조건을 맞춘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특정 장비 업체 한곳에 몰아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막 시작된 대만의 8세대 장비 시장에서 국내 장비 업체들이 ‘첫단추’를 잘못 끼우면 향후 잇따를 장비 입찰에서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대만·일본 3국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른바 ‘빠른 추격자’ 전략을 구사해 온 대만 패널업체들에 우리나라의 8세대 라인 구축 경험을 성급하게 넘겨줄 수도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장비 업체들로선 (해외 시장 진출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서로 협력사의 문호를 터 보다 활발히 교차발주를 한다면 이런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