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그룹들의 유통망 정비가 한창이다.
12일 KT·SK·LG 등 통신그룹은 방통융합과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으로 인해 기업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 채널 확보를 위한 소매 대리점 육성에도 팔 걷고 나서고 있다.
통신서비스는 고객과 만나는 접점인 유통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큰만큼 비용 절감 및 전략 유통채널 확보를 통해 시장에서의 파워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각 통신그룹은 유무선사업 간 유통망 공유를 통해 효율성 확대를 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은 오는 6월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 출시로 유통망 공동활용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하나로텔은 SKT의 3277곳(대리점 1165, 일반 매장 2084, 직영매장 28)의 전국판매망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1만2000여개에 이르는 SKT의 2차 판매점 역시 하나로텔이 유통망이 된다. 반대로 전국 각지 하나로텔 대리점에서도 SKT 상품을 팔 수 있게 되면서 그룹의 유통 역량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KT 역시 KTF와의 협력을 본격화한다. KT그룹은 지난해 1월 아예 유통을 전담하는 ‘KTF M&S’를 설립했다. KTF M&S가 운영하고 있는 직영 대리점 ‘굿타임 샵’에서는 KT 상품을 시범 판매하고 있다. 맹수호 KT 재무실장은 “그룹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KTF M&S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유통망 공유로 2분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사업자들의 또 다른 움직임은 소매 대리점 육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이통 대리점은 2차 판매점에 단말을 공급하는 ‘도매 대리점’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소매 대리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도매 대리점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유통을 하기 때문에 이통사 및 제조사에서 받는 리베이트의 수준이 높다. 이에 경쟁력을 상실한 소매 대리점들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때 이통사는 채널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요 상권을 놓치는 결과를 맞게 된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소매 대리점 비중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T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대형·도매 대리점과 소매 대리점 간 격차를 줄여보려고 한다”면서 “오히려 소매 대리점 우대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F 역시 향후 소매영업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올해 들어서 신규 매장 오픈을 서두르고 있다.
LG텔레콤은 이전부터 소매 대리점 위주 정책을 펴온만큼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T는 경쟁 사업자들과 비슷한 규모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도매 대리점 비중이 월등히 높다. LGT 측은 “향후 유통망의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고객맞춤컨설팅과 같은 체계적인 상담 서비스를 비롯, 고객을 끝까지 관리하는 판매방식 등을 통해 유통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