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진그룹 유재필 회장의 광운대학교 인수를 놓고 학교 설립자 측과 임시이사단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무성 전 총장 등 설립자 측은 이번 매각을 주도한 임시이사회를 비판하며 정이사 선임 때까지 매각을 중지해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설립자 측은 유진그룹이 낮은 입찰가에도 우선 협상 대상자로 결정됐고 다음달 30일 정이사 선임을 앞두고 일정에 쫒겨 졸속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광운학원 설립자 측 조선영 대변인은 “임시이사들이 설립자 동의없이 학교를 몰래 유진그룹 유 회장에게 넘기려 한다”며 “관정 이종환장학재단보다 500억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성사된 이유는 유진그룹 때문인데 계약 뒤 계약자를 그룹 차원의 손실을 막기 위해 유재필 회장 개인으로 바꿔 놔 학교 정상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임시이사회가 들어와 학교가 발전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정이사 체제로 전환해 외부재단 영입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임시이사들이 학교를 넘기려 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임시이사회는 유진그룹과의 인수 협약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승인 요청한 상태다.
광운학원 설립자 측의 이런 움직임에 유진그룹은 별다른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유진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유진그룹 차원이 아닌 광운대 정상화를 위해서 유재필 회장 개인이 사재출연을 하는 것”이라며 “공식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학교법인 광운학원은 광운대를 포함, 광운전자공고, 광운중, 남대문중, 광운초등학교, 광운유치원 등을 경영하는 교육재단으로 93년 입시부정사건 이후 가족간 법인운영 주도권 다툼으로 지난 97년 2월부터 제1기 임시이사단이 광운대학교의 운영을 대신해 왔으며 오는 6월 말 정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이성현기자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