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세계적인 IT서비스업체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EDS)을 130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3일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EDS는 IT 컨설팅 및 기술 서비스 아웃소싱 전문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221억달러, 전 세계에 13만7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초대형 IT서비스업체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HP는 2002년 컴팩을 189억달러에 인수한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기록하게 될 뿐만 아니라 세계 1위 IT서비스업체인 IBM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공룡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HP는 이에 대해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최종 확정된 상황은 아니라며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외신들은 두 회사가 최종 인수 금액을 놓고 막바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 가격은 120억∼130억달러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HP가 EDS를 인수하면 PC 및 프린터 등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IT컨설팅서비스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서 선두를 달려온 IBM과 전면전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HP는 IT서비스 등의 소프트웨어(SW)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6위 SW기업 머큐리인터랙티브를 4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2년여 기간 동안 30여개 SW 전문기업을 사들였다. 결과도 성공적이어서 2003년 매출액이 570억달러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해엔 연매출 1000억달러(IT서비스를 포함한 SW 매출은 190억달러)를 돌파,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던 IBM을 따돌린 바 있다.
이번 인수로 국내 IT서비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DS는 지난해 전 세계 생산기지 및 판매거점의 IT비즈니스 모델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통합하려는 GM의 요구에 따라 GM대우의 IT서비스를 전담하기로 하고 대우정보시스템과 합작법인인 ‘DIS-EDS유한회사’를 설립한 바 있어 EDS 인수는 HP의 한국 시장 지배력 강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정훈·정지연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