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일대에 진출한 국내외 전자 기업은 지난 12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별다른 피해를 겪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홈쇼핑과 같은 유통·물류 업체도 일시 방송이 중단되고 물류 망에 혼란을 겪었으나 대부분 회복돼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는 뚜렷한 영향은 없지만 통신 두절 등으로 인해 미처 파악하지 못한 피해가 있는지 비상 체제를 가동 중이다.
KOTRA 측은 “쓰촨성에 진출해 있는 30여개 국내 기업 대부분이 현지 연락 사무소 또는 판매 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어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직접 피해는 없지만 지역 자체가 극도로 혼란한데다 2차 여진 등이 우려돼 해당 지역에서는 상당 기간 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KOTRA 중국 팀에 따르면 쓰촨성 일대에는 교민 1000여명이 거주하고 판매 법인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진출해 있으며 유통업체 중에서는 GS홈쇼핑이 인근 지역에서 홈쇼핑 사업을 벌여 왔다. LG전자는 성도인 청두에 쓰촨성을 포함해 칭하이성 등 인근 성을 관할하는 지역 영업 본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건물을 포함한 한국 주재원 5명과 현지 근로자 70여명 모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삼성전자도 쓰촨성에 판매 법인을 운영하지만 지진 피해가 심각한 지역과 거리가 있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하이닉스 반도체도 쓰촨성에 판매 법인이 있지만 피해가 없으며, 우시에 있는 반도체 공장도 지진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중국 충칭시에 각종 철판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가공해주는 코일센터를 두고 있다. 이곳에 3명의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사고 발생 직후 본사 측에 “미진을 느꼈으나, 지진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알려왔다고 포스코 측은 전했다.
충칭시에서 홈쇼핑 사업을 하고 있는 GS홈쇼핑도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지진 발생 당시 한국인 임원과 현지 관리자가 모여 회의를 하던 중 진동을 느끼고 나머지 직원과 함께 건물 밖으로 무사히 대피했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또 충칭 법인에는 한국인 직원 4명을 포함해 직원 130명이 근무 중으로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으며 현지 법인은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건물을 비우고 외부로 대피했으나, 13일 현재 아침 정상 업무에 복귀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모토로라·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쓰촨성 청두에 공장을 가동 중인 실리콘밸리 주요 전자 기업도 상황을 정확히 집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현재까지 심각한 피해는 없다고 공식 밝혔다. 인텔은 지진 발생 시 청두 공장에 근무하는 2000여명 직원이 즉각 대피해 인명 피해를 방지했으며 반도체 조립 공장도 화를 면했다고 발표했다. 모토로라도 직원 400명 중 2명이 부상을 입는 데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청두 소재 공장에 경미한 피해가 있었으나 생산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 중국 쓰촨성 강진 현황
- 지진 발생 시각 : 5월 12일 오후 2시 28분
- 진원지 : 쓰촨성 원촨(汶川)현 청두(成都)와 직선거리 92㎞
- 진도 : 7.8
- 피해 현황 : 주민 1만2000여명 사망
- 13일 새벽 현재 진도 5 이상의 여진 발생, 피해 확산 우려
■ 국내 주요 진출 기업과 피해 유무
- 전체 진출 기업 : 30개
- 전자 기업 : 3∼4개 판매법인(삼성전자, LG전자, 아토 등)
- 형태 : 대부분 사무소 또는 판매 법인
- 생산 공장 : 3개(섬유와 사료)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