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막 해가 넘어갈 무렵 올림픽공원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30여명의 사람들로 순간 북적인다. 한글과컴퓨터(대표 김수진)의 ‘한컴인라인동호회’의 연습시간이다.
특히 내달 15일 영종도에서 개최되는 ‘인천국제인라인마라톤대회’를 앞두고 연습량은 요즘 평소의 두 배를 넘는다. 많은 인라인 동호회 사이에서는 가장 중요한 대회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대회 때까지는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저녁에도 모여 연습을 한다.
김진태(29)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는 11㎞는 비경쟁 로드주행이고 20㎞는 경쟁로드 주행인데 순위를 떠나 이 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체력훈련을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째 이 대회에 참가하는 한컴인라인동호회는 올해 상위랭킹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컴인라인동호회가 만들어진 것은 2005년 여름. 개발자 중심으로 10여명이 모여 시작한 인라인스케이트 타기는 3년 새 회원이 50명으로 늘어났다. 인라인스케이트의 보급확대에 힘입은 바도 있지만 그보다는 회원 간 친목과 업무효율성 향상이라는 입소문의 영향이 컸다.
불과 3년이지만 동호회원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전체적으로 로드주행이 가능한 것은 기본이고 이 가운데 5명은 선수급이다.
양왕성 한컴 상무가 바로 선수급에 속하는 최고령 멤버다. 20㎞를 50분 안에 주파할 정도다. 양 상무는 올해 20㎞를 40분대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원 가운데 3명은 이른바 초절정 고수다. 스피드 주행은 물론이고 ‘슬라럼’ 연출이 가능하다.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얻는 장점은 무엇보다 친목과 정보교류다. 같은 회사라도 평소에 다른 층에 있으면 얼굴 볼 일이 없지만 운동을 통해 친해지고 업무상 모르는 부문의 정보교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원 가운데 개발자의 비중이 높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컴인라인동회’의 올해 목표는 전체 실력 한 단계 업그레이드다. 모든 멤버가 어디 가도 손색 없을 정도의 주행실력을 갖도록 체계적인 강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양왕성 상무는 “인라인스케이트는 단순 여가활동이 아니라 조직적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업무효율성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한컴 본사 차원에서도 운영비와 보호장비 등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