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장품]류필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사장

 매일 아침 회사 문을 들어설 때마다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직원들과 함께 나를 맞아주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3년 전 회사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협력사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스(HDS)로부터 받은 조각상이다.

 이 조각상을 선물받은 것이 2005년이었으니,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설립된 1985년으로부터 꼭 20년째 되는 해였다. 사람으로 치면 스무 해 꽉 찬 성년의 나이니 한참 무르익은 때라고 할 수 있을까.

 조각상에는 설립 당시 연매출 규모가 20억원 정도에 불과하던 회사를 2000억원이 넘는 국내 최고의 건실한 스토리지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에 대한 감사와 축하의 의미가 담겨 있다. 내가 이 조각상을 특별히 아끼고 애착을 가지는 것은 그 생김새가 참 멋지고 마음에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의미에서 느끼는 감회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조각상을 바라볼 때면 회사가 막 걸음마를 떼던 순간부터 성년 기업이 된 지금까지 한곳에서 한 우물을 파며 동고동락해 온 직원들의 얼굴과 갖은 우여곡절 속에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즐겁고 기뻤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오늘의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있기까지 1등 공신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가 아닌가 싶다. 어찌 보면 미련스럽지만 결국 가로막힌 산을 옮긴 성실함이 회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비록 조각상은 개인적으로 선물받은 것이지만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전 직원을 통한 우공이산의 가치가 투영된 것이라 사실 ‘나의’ 소장품은 아니다. 그렇기에 조각상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함께 울고 웃으며 열심히 뛰어 준 직원들과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회사 입구 근처 제일 잘 보이는 곳에 3년째 자리 잡고 있다.

 오늘도 아침 출근길 회사 입구에서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조각상을 바라보며 이제 스무 살을 넘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제2, 제3의 조각상을 세워 앞으로 40년, 60년, 100년 그리고 그 이상을 장수하며 발전하는 좋은 기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pkryou@hy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