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2005년 이후 위탁수수료(브로커리지) 비중이 줄고 투자은행(IB) 부문과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한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순수익 중 차지하는 IB의 비중은 10% 안팎에 그쳐 자통법 이후 해외 업체와 무한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본지가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대형증권사 5곳의 2005년 이후 3개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위탁수수료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IB 부문의 수익규모도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수익비중 가운데 기업인수(M&A)와 상장(IPO)을 포함한 IB 부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곳은 단연 미래에셋증권. 이 회사는 IB 부문 수익이 전체 순이익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강점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인력과 지점수를 크게 늘리며 소매영업을 강화해 전체 수익 규모가 늘었지만 IB 부문 수익이 1393억원을 기록하며 동반성장해 수익 비중의 20%선이 유지됐다.
지난 2005년 이후 자산관리 영업과 IB부문 강화에 나선 우리투자증권도 위탁수수료 부문 수익이 최근 50% 이하로 줄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5년 54%에 달했던 위탁수수료 수익이 지난 2006년 46%, 2007년 40%로 점차 감소했다.
반면 M&A와 IPO 관련 수익인 IB 부문 수익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숫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전체 순수익 중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3% 정도에 불과한 수준. 하지만 전체 수익이 늘고 있어 규모면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증권은 최근 미국 최대 IPO 거래 중 하나인 비자카드 기업공개에 한국에선 유일하게 인수단으로 참여했고 휠라의 인수에도 참여하는 등 굵직한 M&A에 참여해 노하우를 쌓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대우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도 IB 부문을 강화하며 위탁수수료 비중이 점차 줄고 IB 부문 등에서 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이처럼 위탁수수료가 줄고 IB와 PI 등에서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해외 선진 증권사에 비교해 여전히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다.
노희진 한국증권연구원 박사는 “국내 증권사들이 IB, PI 부문이 커지고 위탁수수료 비중이 낮아졌다 해도 여전히 국내 증권사 수익의 50%가 넘는다”며 “미국 등지의 선진 증권사의 20% 비중보다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 연구원은 “미국 증권사도 거래 수수료 자율화 이전에는 위탁 수수료 수익이 70%를 차지했으나 이후 줄었던 만큼 국내 증권사도 수수료율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수료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 본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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