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테스코가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홈에버(옛 까르푸)를 인수함에 따라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2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하게 되면 한국 매장은 홈플러스 67개와 홈에버 35개 등 총 102개로 늘어나 이마트 매장 수 112개를 바짝 뒤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국내 진출 9년 만에 롯데마트를 따돌리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게 됐다.
◇예고된 매각 수순=홈에버 전체 매장은 5월 현재 전국적으로 35개로 이랜드는 2006년 까르푸로부터 1조4800억 원에 인수했다. 홈에버 매각설은 그동안 부채가 많은 홈에버의 재무상황,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유통업계에 자주 제기되곤 했다. 이랜드는 노조 파업으로 인한 대규모적자,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과도한 경쟁구도, 차입인수 방식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매각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대형마트 시장에서 더 이상의 홈에버 경영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며 “홈플러스가 좋은 조건으로 제시해와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2006년 홈에버 인수 당시 비정규직 문제로 인한 노조파업을 겪었으며 이는 매장 점거 농성으로 이어져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경영적자를 끌어안아야만 했다.
홈에버의 모기업인 이랜드는 올해 초 홈플러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아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에서 실무진이 파견돼 예비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 2강체제로=이번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를 계기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 ‘2강 체제’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홈플러스는 홈에버 인수로 매장이라는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는 이마트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됐으며 롯데마트와의 외형격차에서도 2배 이상 벌리며 2위 경쟁을 사실상 끝내게 됐다.
신세계 이마트 측은 이번 인수에 대해 경계하는 눈치다.
이마트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점포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경영권만 하나로 모이는 것일 뿐 특별한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며 “상품이나 마케팅 경쟁력에 있어 이마트가 비교우위에 있는 만큼 시장에서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홈플러스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덩치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홈플러스가 구체적인 경영계획이 나오면 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한 실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채포함 1조9500억 원에 홈에버 36개 점포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김동석기자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