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산업, 원천기술 앞세워 세계 1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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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1000억달러, 세계 시장 점유율 45%.

 앞으로 10년 뒤인 오는 2017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달성하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산학연은 세계를 제패한 LCD·PDP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 경쟁력의 기반인 장비·부품소재 분야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데 범 국가차원의 노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1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전자부품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삼성·LG 등 주요 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전략 보고회 및 비전달성 결의대회’를 갖고 이 같은 장기 발전 방안을 밝혔다.

◇10개년 발전계획=우선 미래시장 선점전략이다. 선두에 오른 LCD·PDP 패널 산업은 앞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확고한 1위를 굳혀간다. 동시에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서둘러 개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AM OLED 수급 기업들과 산학연 공동의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민간 주도의 선진국형 공동 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전략의 핵심은 장비·부품소재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각각 40% 정도에 그치는 장비·부품소재 국산화율을 10년 뒤인 오는 2017년에는 70%로 향상시키고, 세계 10위권의 장비업체를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광학필름 등 핵심 소재 5종을 국산화하는 한편, 산학연 공동의 R&D를 통해 디지털 노광기 등 핵심장비 6종을 상용 개발키로 했다.

 대-대·대-중소 기업 간 상생협력 차원도 삼성·LG를 중심으로 장비재료 및 패널 교차 구매를 적극 실천하기로 했다. 삼성·LG가 처음으로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 노광기 등 공동 R&D 품목에서 우선 교차구매를 추진한다. 가시적인 성과가 확대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매년 두 차례 진척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산학연간 디스플레이 원천특허도 적극 공유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 사업으로 △6개 산업기반센터 활성화 △산학 연계형 및 현장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 △국제 표준화 활동 강화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국제 협력 활동에도 적극 나서 우리나라 주도로 가칭 ‘세계디스플레이산업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향후 8개년간 총 46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결국 삼성·LG의 몫=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정점을 차지한 삼성과 LG의 적극적인 실천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상호 패널 교차구매는 물론이고 장비·부품소재 교차 발주가 대표적인 문제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디스플레이산업협회를 창립할 당시 내걸었던 패널 교차구매는 1년이 지나도록 전혀 실천되지 않아 결국 ‘공수표’가 됐다. 장비 교차발주도 아직은 양사가 각각 한 협력사씩만 선정한 정도다. 특히 장비·부품소재를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큰 백라이트유닛(BLU)은 여전히 삼성·LG의 수직계열화 관행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실상 범용 부품에 해당하는 BLU 협력사 가운데 삼성·LG에 교차 납품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국내 BLU 업계가 고사 지경에 이른 이유기도 하다.

 발전전략 가운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도 일부 있다. 패널 교차 구매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특허 공유와 같은 강도 높은 협력방안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실천적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관 홍익대 교수는 “앞으로 선진기술을 추격하는 전략으로는 디스플레이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장비·부품소재 기술 경쟁력을 높이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기적으로 핵심 원천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