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노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의 미세한 오염물질까지 감지할 수 있는 초고감도 가스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 에너지재료연구단 김일두 박사는 공공장소 유해가스 및 가스테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초고감도 가스센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 감지 특성을 가진 이 가스센서는 나노섬유를 대량 제조할 수 있는 전기방사 기법을 이용해 개발됐다. 기존의 단결정 센서들과 달리 다결정 형태로 나노선의 3차원 네트워크 구조를 제조함으로써 표면적을 증대시켜 가스에 대한 민감도와 반응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제품 크기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박막센서나 MEMS 기반 센서의 경우,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작고 외부 기체에 반응할 수 있는 부분이 2차원 표면에 국한돼 있어 초고감도 센서 제조에 어려움이 있었다.
초고감도 가스센서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에 대해 0.01ppm, 일산화탄소(CO)에 대해 0.5ppm 수준의 미량에서도 탁월한 감지 특성을 보인다. 특히 인체에 유독한 테러용 가스의 경우 8ppm의 소량에도 센서가 작동하기 때문에 조기 대피경보를 통해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두 박사는 “나노선의 3차원 네트워크 구조는 표면적이 크고 가스가 잘 확산하는 다공성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체에 유해한 대기오염물질과 테러용 신경가스 등을 ppb 레벨에서도 측정할 수 있는 초고감도 가스센서를 제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현재 국내특허등록과 특허협력조약(PCT)은 물론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에도 특허출원된 상태이다. 특허기술의 일부 내용은 지난 2006년 11월 나노과학분야 저명 저널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소개된바 있다.
기술이전과 응용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김박사 연구팀은 지난 3월 첨단센서 개발업체인 아모센스와 초기 기술료 1억5000만원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로 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본 기술을 응용한 자동차 유해가스차단장치(AQS)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국내 AQS 공급업체가 대부분 독일 보쉬나 일본 니세라로부터 센서를 수입하고 있어, 이번에 개발한 센서기술을 활용해 AQS를 개발하면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연 3조원 규모의 세계 가스센서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