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았다!’
미래 환경을 생각한다는 기본 컨셉트에서 출발한 BMW의 수소자동차 ‘하이드로젠7’은 아마도 이 표현을 듣기를 더 바랐을 것이다. 수소를 원료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휘발유 차량과 비교해 속도가 승차감에 크게 변함이 없도록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을 터.
전 세계에 100대뿐인 BMW의 수소차 ‘하이드로젠7’ 5대가 시승을 위해 서울 올림픽공원에 나란히 줄지어 섰다.
지난 2007년 서울모터쇼에서 전시 형태로 국내에 선보였지만 실제로 액화 수소를 충전해 국내에서 주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명을 들었던 뒷 좌석의 액화 수소 탱크가 조금은 맘에 걸렸지만 운전석 문을 열어 본 내부는 기존 ‘760Li’ 모델과 다르지 않았다. 구태여 찾아낸다면 운전대에 붙은 버튼 하나. 주행 중 바로 수소 연료와 휘발유 연료를 교체할 수 있는 장치다.
‘하이드로젠7’은 초기 시동 연료를 수소로 하기 때문에 시동을 거는 방식이 일반차량과 다르다. 엔진에 화석 연료 대신 수소가 분사되기 때문에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간이 필요해 시동이 2초가량 늦다. 시동이 걸린 뒤 출발은 기존 ‘760Li’와 다를 바 없었다. 올림픽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수소차라는 사실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운전 편의성이나 안락한 승차감은 그대로다.
다만 급가속을 하면 기존 BMW의 강력한 가속보다 힘이 부족했다. 흡사 LPG차량을 운전할 때와 같은 기분이 약간 든다. 하지만 대단하지는 않다.
특히 운전대에 달린 연료 교체 버튼을 누를 때마다 휘발유와 수소가 자연스럽게 교체되는데 이를 계기판의 표시를 봐서 알 뿐 몸으로는 느낄 수 없었다.
수소만으로 달리면 하이드로젠7은 200㎞를 달릴 수 있고, 가솔린은 500㎞를 갈 수 있다.
‘하이드로젠7’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유명 인사들에게 리스돼 운영된다. 200만㎞ 이상 특별한 문제 없이 운행됐다고 한다.
여러 안전정치를 탑재했지만 안전하고 간편한 수소충전소 설치, 저렴한 값의 수소차 공급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량 개발이 활발하지만, 수소차는 아직 액화 수소 ㎏당 8∼9유로(휘발유 ℓ당 1.5유로)로 휘발유보다 비싸고, 충전시설이 없어서(독일에 5곳)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드로젠7’에서 내리면서 수소차가 불현듯 우리 가까이에 다가온 듯했다. 휘발유가 아닌 수소를 가지고 멋진 자동차를 직접 달려 보니 친환경자동차는 멀리 있지 않았다.
윤대원기자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