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90여개국 4000여명의 정보기술(IT) 인사들이 참가하는 월드콩그레스온IT(World Congress on IT·WCIT)가 1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막을 올렸다. WCIT는 전 세계 IT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70개국의 IT기관으로 구성된 국제민간기구인 WITSA(World Information Technology Services Alliance)가 주관하는 행사다.
#IT분야 다보스 포럼 & IT분야 올림픽
WCIT는 IT 이슈, 트렌드, 시장에 대한 세계적 관점과 영향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됐다. 이후 2년마다 대륙 및 국가를 번갈아가며 개최되고 있으며 전 세계 100여개국의 IT인사들이 참여해 ‘IT분야의 올림픽’이라 불린다. 또 기조강연 및 패널토의 등으로 구성된 콩그레스, 전시회, 네트워킹 이벤트, IT시상 등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에는 마거릿 대처, 빌 클린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글로벌 리더가 대거 참석해 IT 및 시장 현안을 놓고 열띤 토의를 벌이고, IT산업에 영향을 미쳐 ‘IT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WCIT는 많은 IT콘퍼런스나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보통 IT 행사들이 특정 분야의 전문기술 공유나 비즈니스 교류 목적을 가진 행사라면 WCIT는 IT와 연관된 모든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문제를 다루는 종합선물세트다. 또 WCIT는 격년제로 대륙, 국가를 돌아가며 개최되기 때문에 자국 IT산업의 특성을 홍보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크다. 대만은 2000년 WCIT를 개최, 한창 불붙던 인터넷 시대에 IT 하드웨어 강국으로서의 글로벌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고, 그리스는 아테네 올림픽이 열린 2004년에 WCIT 2004를 유치, 스포츠와 IT 올림픽을 동시 개최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WCIT 2008, 말레이시아 ‘팡파르’
WCIT2008은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04년 WCIT 2008 유치 경쟁에서 인도를 따돌리고, 아시아권에서는 네 번째로 WCIT를 개최하는 영광을 얻었다. WCIT 2008은 크게 IT현안에 대한 강연 및 토의로 구성되는 콩그레스와 WCIT 2008 전시회로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 행사에는 크레이그 배릿 인텔 회장,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회장, 라잔드라 파차우리 국제기후변화패널 의장, 하마도운 토레 ITU 사무총장, 로버트 애킨스 ITIF 의장 등 글로벌 기업, 기구, 언론인 등이 강연자 및 토론자로 참석한다. 크레이그 배릿 인텔 회장은 ‘글로벌 임팩트 이슈-21세기 교육’이란 주제로 기조강연한다. 한편 기후변화와 유전(게놈)에서의 IT를 활용한 지구온난화 완화 및 헬스케어 촉진에 대한 인사이트도 제시한다.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수상을 비롯해 네덜란드, 멕시코,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싱가포르 IT주무 장관들도 장관패널(ministerial panel)에 참가해 ‘디지털 번영(digital prosperity), 아시아에서의 비즈니스(Doing business in Asia), 인터넷의 미래(Future of the internet)’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다.
한국은 이번 WCIT 2008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과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대규모 민관합동 IT사절단을 파견, 한·말레이시아 정보통신 포럼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IT기업의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IP기반 솔루션, RFID/USN, e러닝, 보안 분야의 15개 IT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IT 쇼케이스’가 마련돼 개별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서울시도 ‘하이 서울관’을 마련, 서울시의 버스정보시스템, u청계천 등 유비쿼터스 기반 대시민서비스를 소개한다.
#한국도 WCIT 2014 유치해야
WCIT 2010 개최지는 이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결정됐다. WCIT 2012는 미주지역에서 캐나다 몬트리올과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경쟁하고 있다. 향후 아시아권에 개최할 가능성이 큰 해는 2014년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 인도, 중동 국가 등의 치열한 WCIT 2014 유치 경쟁이 예상된다.
WCIT의 유치방법은 국가마다 다양하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지원 없이 주나 시 정부, IT단체 등이 적극 나선 반면에 말레이시아, 대만 등 개도국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행사를 유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개최지 선정 기준은 재정적 능력, 조직의 구성, 프로그램의 가치 세 가지로 요약된다. WCIT 한국 유치 및 개최는 전 세계 IT거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글로벌 IT현안 논의를 통해 IT강국 코리아를 전 세계에 알리고, 한국 IT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 국내 IT기업의 해외 네트워킹 구축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WCIT 유치는 IT산업뿐 아니라 문화, 관광, 숙박, 컨벤션 등 여타 산업에 부수적인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기획실 국제협력 담당 손정배 팀장 grant@FKI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