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화성사업장에 국내외 장비업체들이 집결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인텔·TSMC와 450㎜ 웨이퍼로의 규격 전환을 발표한 후 처음 설명회가 연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20∼30개 반도체장비업체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450㎜ 프로그램의 진행상황과 가이드라인 등이 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중 하나로 업체들이 미리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기술력 있는 선발업체들에게 이번 설명회는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비업체의 기술력 뒷받침은 450㎜ 전환의 선봉에 나선 삼성전자의 성공여부를 좌지우지한다. 1990년대초 300㎜ 전환을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비문제로 고생했던 인피니언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450㎜ 라인은 2012년 시험라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장비업체들도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이슈다. 기술 도입 초반에 장비시장 선점에 실패하면 지금까지 그랬왔던 것처럼 1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진다.
업계는 웨이퍼 크기가 커지면서 많은 장비들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은 웨이퍼 이송 장치에서 불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퍼 무게와 이송속도 등이 달라짐으로써 300㎜용 장비와 비교할 때 로봇 설계와 제어 등 변화가 불가피하다.
웨이퍼 이송장치를 생산하는 싸이맥스의 이명규 상무는 “450㎜ 전환 발표에 따라 외산업체들이 또다시 시장 선점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볼 것”이라며 “이번 설명회에서 나온 내용을 참고, 재빨리 기술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챔버나 플라즈마 화학증착장치(CVD) 등의 장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에칭, 리소그래피 관련 장비는 개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지금껏 어느 누구도 450㎜ 장비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기술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업체들의 편의를 위해 2주만에 450㎜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까지 마련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기술을 도입하는만큼 반도체장비 국산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라는 지적이다.
한 장비업체 사장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 등 대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행기술 개발에 나서지만, 우리 중소업체들은 단독으로 개발할 능력이 안된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장비업체들과의 상생 차원에서 450㎜용 제품 공동개발 등 지원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