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월드인-칼 아이칸

2008글로벌리포트

[글로벌 리포트]월드인-칼 아이칸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미국 월가(증권가)의 지형은 1년이 다르게 바뀐다. 기업이 다른 기업을 사들이고 한 기업이 2∼3개로 쪼개져 팔리는 인수합병(M&A)이 무수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M&A는 기업 경영진과 대주주들에 의해 결정되지만 때로 속칭 ‘기업사냥꾼’으로 불리우는 금융전문가들이 개입해 성사되기도 한다. ‘기업사냥꾼’들은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다량으로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한 후 회사를 매각해 차익을 챙기는 일을 전문적으로 한다. 이른바 적대적M&A의 일환으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방만한 기업 구조를 개선해 수익을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칼 아이칸(Carl Celian Icahn, 72)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사냥꾼 중 한 사람이다. 국내에도 2006년 KT&G 인수전에 뛰어든 후 널리 알려졌다. 아이칸은 최근 인터넷업체 야후에 촉수를 뻗었다. 그는 이달 초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 제안을 거절해 양사 간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야후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모으며 MS에 회사를 팔도록 야후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아이칸은 뉴욕 태생의 유대인이며 명문 프린스턴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뉴욕 의과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1961년 월가에 본격 진출했다. 80년대에는 나비스코, TWA, 텍사코 등 굴지의 대기업을 잇따라 인수해 전세계 M&A무대에서 포식자라는 악명을 떨쳤다.

그는 최근 IT업계로 눈을 돌려 야후 외에도 모토로라, 블록버스터, BEA, 타임워너 등의 대주주로 나서 모토로라의 휴대폰사업부 분사, 블록버스터의 서킷시티 인수, 오라클의 BEA합병 등 최근 몇 달 사이 벌어진 굵직한 IT업계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마에 관심이 많아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최고급 경주마들을 사 모으는 것이 취미다.

조윤아기자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