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학원(MBA) 출신자가 주류를 이루는 컨설턴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컨설팅 전문대학원 개설에 나서, 실용성 논란을 빚고 있다.
컨설팅 전문대학원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것으로 중기청은 자체 컨설팅 지원사업 결과, 국내 업계에 우수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기청의 주장과는 달리 국내·외에서도 컨설턴트는 주로 MBA 졸업생 중에서도 우수 인재들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한국에도 세계적 수준의 MBA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각 대학이 MBA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 굳이 정부가 컨설팅 전문대학원 신설을 지원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90년대말 이후 특수대학(원)과 특수학과가 대거 개설됐다가 몇년 후 관련 산업이 관심에서 사라지면서 대학과 과들이 사라진 가운데 추진하는 것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우수 졸업생 배출 여부와 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컨설팅 업체 프론티어솔루션의 고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컨설팅 전문대학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어떤 커리큘럼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MBA를 통해 자질을 갖추고 그 다음에 현장경험을 쌓야야 우수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김태현 연세대 경영대학원장은 “컨설팅회사를 가고자 하는 학생이 많아 (졸업생 중에서도) 우수한 인력들이 가고 있다”면서 “중기청에서 한다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송상호 경희대 경영대 교수도 “퀄리티 컨트롤이 잘 되지 않으면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중기청은 내년 봄학기 개강을 목표로 컨설팅대학원 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신청·접수 및 평가과정을 거쳐 2개 대학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 대학에는 교육과정 및 컨설팅 R&D센터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최대 70% 지원한다. 정부 지원은 이들 컨설팅 전문대학원이 자립할 수 있는 5년간 지속된다. 중기청은 이번 사업이 200억원 규모의 컨설팅 지원사업(쿠폰제 컨설팅사업)을 펼쳤으나 컨설팅 결과에 대해 신뢰성이 낮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기청은 이번 사업의 추진배경으로 ‘국내 현실에 적합한 컨설팅 기법 및 방법론이 토착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현재 컨설팅 분야는 글로벌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또한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김준배·이성현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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