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신규 진입이 마무리된 가운데 기존 증권사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되며 중소형 증권사의 가치가 다시 오르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개 신규 증권사가 허가를 받은 가운데 기존 대형증권사는 물론 증권업 진출에 실패한 회사들과 일반제조사까지 가세해 기존 증권사 인수·합병에 나설 전망이어서 대상이 될 중소형 증권사의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
김지영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신규 증권사의 대거 허용으로 증권사 프리미엄은 다소 줄었지만 M&A 기대감으로 중소형주의 주가가 오르며 증권사의 가치도 다시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매각을 진행 중인 CJ투자증권는 최근 M&A를 위해 모건스탠리증권을 주관사로 실사작업을 마치고 지난 15일 열린 1차 입찰에 네덜란드계 금융회사인 ING그룹과 GS그룹,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이 대거 참여해 두 개사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CJ투자증권은 매각 대금이 최저 7000억원에서 최고 1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규모가 큰 데다 수도권은 물론 영남권에도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자회사인 CJ운용이 10조원대의 수탁액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외국계 증권사인 도이치증권이 CJ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포함한 CJ증권의 가치를 7339억원이라고 분석한 것보다 높은 수치란 평가다.
회사 측이 부인하고 있지만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교보증권과 한양증권, SK증권도 시가총액 정도의 가치는 보장받을 것이란 평가다. 이를 환산할 경우 교보생명이 5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교보증권은 이날 시가총액 5800억원을 기록, 인수가가 최소 3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또 국민은행과 GE 등의 피인수설에 시달렸던 SK증권은 SK네트웍스와 SKC가 각각 22.43%와 12.26% 등 최대주주가 37.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밖에 롯데그룹 피인수설이 제기된 한양증권은 시가총액이 2600억원으로 한양학원 등 대주주가 40.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1000억원 이상의 인수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피인수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CJ투자증권의 인수에 뛰어든 ING그룹과 GS그룹, 현대중공업, 포스코 외에도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동부증권과 국민은행, 농협 등이 증권사의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앞두고 자회사로 편입된 대우증권의 매각이 본격화되면 인수전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실장은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도 늘고 기존 증권사들은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증권업을 둘러싼 M&A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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