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첨단기술 강국 일본에서 최근 몇 년 새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리케이 바나레(理系離れ)’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리케이 바나레’는 젊은이들이 엔지니어와 기술 관련 직종을 외면하고 심지어 대학에서도 이공계 전공자가 줄고 있는 전반적인 세태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공계 기피 문화가 시작된 것은 20년이 지났지만 기업은 최근 들어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본인 엔지니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부와 기업은 대학생들에게 좋은 엔지니어 이미지를 심는 홍보 캠페인을 실시하는 한편, 인도·중국 등지의 우수한 외국인 엔지니어를 채용하거나 해외 업체에 엔지니어 관련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가 통하지 않고 폐쇄적인 일본의 기업문화가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함에 따라 기업들이 해외에 의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웃소싱 시장에서도 일본보다는 미국 기업과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출산율 저하로 가뜩이나 절대 노동력이 감소한데다 전후세대인 부모나 조부모들과 달리 요즘 일본의 젊은이는 일에 전력투구하기보다 여가 시간이 많은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도 이공계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이 해를 거듭할 수록 신규 인력이 감소하는 데 비해 이웃 중국은 매년 40만명의 이공계 인력이 새로 수혈되고 있어 일본의 아시아 최대 경제대국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6년 일본에서 첨단기술 분야 직종에 종사하는 외국인 엔지니어 수는 15만7719명으로 1996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나 780만명의 미국보다는 한참 뒤져 있다.
조윤아기자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