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구세주 등장할까?’
기관 존폐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기술보증기금이 차기 이사장 공모에 들어가 귀추가 주목된다.
기보는 지난 2005년 설립 후 첫 공모에서 당시 예상치 못했던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국회의원 출신인 한이헌 현 이사장이 등장해 그동안 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크게 개선하는 등 역량을 높이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보는 공모 당시 ‘벤처대란설’까지 나왔던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부실 문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유력 인사가 이사장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한 이사장은 기보의 위상을 크게 높였으며 이 때문에 기보 노조가 차기 이사장까지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한 이사장은 그러나 이번 새 정부의 공기업 CEO 평가에서 재신임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모에서도 기관 통합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 진다.
사실상 신보에 흡수되는 형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으로, 차기 이사장은 기보 문을 닫는 악역(?)을 수행할 수도 있다. 여기에 기관이 부산으로 완전히 옮겨간 것도 그리 달가운 조건은 아니다. 현 한 이사장 취임 첫 해인 2005년 기보는 서울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고 본부를 부산으로 완전히 옮겼다.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던 유력 인사들이 기보 이사장 지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기보뿐만 아니라 신보도 차기 이사장 하마평이 많이 나오질 않고 있다. 단지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 등 현재 산업은행과 우리금융그룹 등의 CEO로 거론되는 인물 정도들이 언급되는 수준이다. 여기에 신·기보 모두 공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재경부 등 관가에서 역량을 쌓은 인물이 유력하다는 예상 정도다.
기보는 15일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차기 이사장 후보 공모기간을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으로 정했다.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3∼5배수의 이사장 후보를 선정해 금융위원회에 추천하며,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한이헌 이사장의 임기는 내달 17일까지다. 신보 김규복 이사장은 오는 7월 17일 임기가 만료되며, 신보는 아직 차기 이사장 공모일정 등을 확정짓지 못했다.
양 기관은 비록 통합이 이뤄진다고 해도 법 개정 작업 등 절차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차기 이사장은 당연히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보는 신용보증기금법, 기보는 기술신용보증기금법에 의해 설립됐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