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광학필름이나 포장재·산업재 등으로 널리 쓰이는 폴리에스터(PET) 필름 가격이 다음달부터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PET 필름 업체들은 그간 원자재 값의 급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음에도 불구 수요처와 외국 경쟁사의 눈치를 보면서 자제해왔으나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마다 검토하는 인상률이 다르지만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디스플레이와 콘덴서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이를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연쇄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질 전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 인상으로 PET 원자재인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 PET 필름 생산 업체들은 10% 정도 판가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광학필름이나 콘덴서, 산업재 등의 가격에 연쇄 영향이 예상된다.
TPA의 경우 가격이 지난 10월 톤당 840달러 수준이었으나 5월 현재 1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TPA와 EG 가격이 최근 6개월 간 20∼30% 올랐다. 환율 상승까지 겹쳐 PET업체들의 원가 구조는 매우 악화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최근 리터당 120달러를 돌파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를 지속, 원가 절감 노력만으로 원가 부담을 흡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SKC(대표 박장석)는 이달 PET 필름 가격을 10% 가량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PET 필름 원자재는 유가 변동에 비교적 잘 연동하는 반면 이를 받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에선 고객사에 이를 반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레이새한(대표 이영관)도 원자재가 인상에 대응, PET 필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올초 포장용 제품 일부 가격을 올린 코오롱(대표 배영호)은 당장 광학필름 공급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으나 경쟁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는 가격 인상과 별개로 중국 제품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광학 및 특수용도 제품 비중을 높여나가는 등 자구 노력을 계속한다.
국내 업체들에 앞서 외국 업체들은 일찌감치 가격을 올렸다. 미국 듀폰데이진은 올해 들어 2월과 5월 2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일본 도레이와 미쯔비시, 도요보 등도 최근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등 세계 주요 PET 업체들도 판가를 올렸다. 국내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도 외국업체의 이같은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한세희기자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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