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기기 크기 특히 LCD의 크기 증가는 휴대기기 시장 전반에 걸쳐 유행 같은 것이었다. 수치 경쟁이라도 하듯 PMP 제품군은 3.5인치 제품에서 4인치, 4.3인치, 5인치로 LCD 크기를 키워갔고 체적 역시 증가했다. 내비게이션 제품군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전 4∼6인치 LCD 크기의 기기는 7인치로 완벽히 자리 매김하는 듯했다. 제품 판매 역시 이러한 큰 LCD와 큰 체적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8년. 더이상 크기만 한 제품은 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7인치는 더이상 강점으로 내세울 수 없는 요소며 PMP도 더이상의 LCD 확장은 포터블의 의미를 축소시킬 뿐이다. 핵심 요소를 달리해 틈새를 노리는 제품으로 소비층을 유혹할 시기라는 의미다. 이에 작은 체적의 기기를 준비하고 소비층을 현혹하기 위해 준비된 제품 2종을 소개한다.
◆아이리버 피플(P.ple)
PMP 제품으로는 오랜만의 출현이다. 공백기 동안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기존 얼리어답터 성향의 PMP를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을 담았다. 작아진 외관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녔다.
한손에 파지할 수 있는 크기로 버튼부를 과감히 삭제했다. 대다수의 PMP가 1.8인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반면에 체적을 줄이기 위해 1.3인치 하드디스크를 사용했으며 4.3인치, 4.8인치 LCD를 사용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4인치 LCD를 채택했다. 해상도는 800×480 픽셀로 동일한 해상도에 LCD 사이즈만 줄었으니 더욱 조밀한 모습이다.
하드웨어
색상은 화이트와 회색 색상의 2종. 무광 재질에 번들거림이 없다. 전면은 흡사 액자와 같은 모습. 안쪽으로 약간 들어간 곡선 처리가 제품의 디자인 감각을 살렸다. 우측 하단의 로고와 좌측 상단의 상태 표시 LED도 기기와 조화롭다.
기기 상단부터 살펴본다면 좌측 스타일러스펜 수납구와 우측 DMB 안테나가 대칭을 이룬 것을 볼 수 있다. 스타일러스펜 옆으로 기기의 전원 버튼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입출력구는 기기를 바라보는 우측 면에 있는데 차례대로 3.5㎜ 이어폰, 홀드 버튼, DC IN, USB, A/V OUT을 확인할 수 있다. DC IN부터 A/V OUT까지는 보호캡으로 덮여 있어 먼지 및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 특이점은 볼륨 버튼. 기기 하단에 볼륨 버튼을 두고 있어 기기 파지 시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이 손쉽다.
스피커는 모노로 뒷면에 위치한다. 그 옆으로 리셋 홈을 두고 있다. 배터리는 완벽한 일체형으로 착탈이 불가하다. 리튬폴리머 3000mAh로 DivX VGA급의 동영상이라면 4시간 반 정도의 재생 시간을 보인다. 외관의 정확한 크기는 108.0㎜(가로)×73.5㎜(세로)×9.2㎜(높이). 무게는 205g으로 하드디스크를 채택한 PMP 중 최소 경량을 자랑한다.
외관에 대한 것도 아이리버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지만 부가적인 액세서리도 외관만큼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플라스틱 재질의 케이스와 클립형 거치대를 제공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소프트웨어
◇메인 메뉴=PMP를 구동하면 가장 먼저 접하는 것. 바로 메인 메뉴다. 아이리버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자 특화된 점으로 GUI를 스스로 연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각 메뉴의 크기를 드래그 한 번으로 조정이 가능하고 메뉴 색상도 변경할 수 있다. 배경화면 연출은 기본이다. 자주 이용하는 메뉴의 크기를 크게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인 것도 칭찬할 부분이다.
◇동영상=PMP로 출시된만큼 동영상 기능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RMI의 알캐미 칩세트를 채택해 동영상 관련 대부분의 파일을 변환 과정 없이 재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Divx, XviD, WMV7/8/9 등 다양한 코덱을 지원한다. 파일 이어보기가 가능하며 영상재생기 내부에서 밝기 및 대비 등의 조정도 가능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자막인데 높은 가독성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자막은 켜고 끄는 설정이 가능하며 색상과 크기,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MP3플레이어=MP3플레이어 전문회사인만큼 심플하지만 내실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SRS 및 Trubass, WOW 등 이퀄라이저를 지원하고 있고 재생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음악 시작 시 페이드인 효과도 소비층을 위한 배려다. USER 이퀄라이저는 10밴드로 폭넓은 설정이 가능하다. 음향 지원 코덱으로 MP3를 포함한 OGG, WMA 등이 있다.
◇DMB=DAB를 포함한 DMB 시청이 가능하다. 각각의 메뉴는 상당히 심플한 구조로 채널 변경 및 기본적인 볼륨 조절을 포함하고 있으며 레코딩이 가능하다. 이제껏 아이리버 제품 중 레코딩 가능 기기는 다량 볼 수 있었으나 내부 저장공간의 한계로 마음 놓고 레코딩이 어려웠다면 이번 기기는 그러한 제약은 없다.
◇기타 유틸리티=그 밖의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피플이다. 오피스 문서를 볼 수 있는 CSD 뷰어, YBM 영한/한영 사전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옥편·일정관리·기념일·주소록·메모장 등 생활 속의 유용한 프로그램을 유틸리티에 포함하고 있다.
미오 무브301(Moov301)
세계 시장에서 미오의 위상은 높다. 그러나 국내 인지도는 해외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상태. 이러한 분위기를 한 번에 환기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 중에 있다. 바로 무브301이 그것.
제품의 억양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제품은 휴대성을 강조한 소형 내비게이션으로 GPS·배터리 등을 탑재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주유 시 시동을 잠시 꺼둔 상태, 혹은 차량 외부에서도 제품의 전원은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강점이 있다.
하드웨어
177㎜(가로)×125㎜(세로)×80.15㎜(두께)의 크기와 171g의 무게를 보이는 무브301.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작은 크기의 제품에 속한다. 휴대가 가능한 크기다.
전면 4.3인치의 LCD를 두르는 메탈 재질의 베젤은 헤어라인 처리돼 있어 기기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앞서 설명한 아이리버의 피플과 동일하게 전면 버튼부를 과감히 삭제해 깔끔한 느낌이다. 중앙 하단, MIO 로고를 확인할 수 있고 좌측 상단 상태표시 LED로 기기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상단부터 살펴본다면 좌측부터 전원/홀드 버튼, SD 메모리 슬롯을 확인할 수 있다. 좌우는 TMC 입력구를 제외하고는 그렇다할 입출력구가 마련돼 있지 않다. 상당히 심플한 구조다. 기기의 하단부에는 5V 전원 입력을 위한 USB 단자가 위치하며 뒷면부터 이어지는 거치대 홈을 확인할 수 있다.
뒷면부를 살펴보자. 바라보는 우측으로 내장 스피커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로 720mAh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배터리는 착탈이 아니며 2시간 반의 재생 시간을 확인했다. 독특한 점으로 기기의 액세서리 중 거치대를 들 수 있는데 다른 내비게이션에 비해 다소 짧고 간단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거치대와 기기는 상당히 안정적인 형태로 결합되는 구조다. 착탈이 손쉬우며 기기 전원 공급부와의 매칭도 훌륭하다.
소프트웨어
◇내비게이션 맵=이전 제품인 C317 출시 때 선보였던 미오맵이 아니다. 국내 설정에 맞게 만도맵앤소프트의 지니 SF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명칭 검색 및 주소 검색, 전화번호 검색 등 다양한 검색 방법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층 화려해진 비주얼 효과도 주목할 부문이다. 이미 많은 소비층에 의해 검증된 맵인만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오디오=기본적인 내장 낸드플래시 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외부 SD 메모리를 이용해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 MP3 및 WMA 파일을 재생할 수 있으며 m3u 등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너무나 직관적인 UI를 보이기에 별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비디오=파일에 따라 인코딩이 필요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완성도를 기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으나 MP4플레이어로 영화 감상을 즐겼던 이라면 충분히 그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차량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PMP 대용으로 사용 가능한 점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영화 감상을 위한 화질과 음질은 상당 부분 보장된다.
◇사진=간단한 정보 표출, 로테이트 등이 가능하다. 연인이나 가족 등 사진을 넣고 차량 내 감상 시 유용하다.
◆결론
각 분야에서 기존의 뻔한 제품과 달리 휴대 특화된 2개 제품을 살펴봤다. 체적을 줄이기 위해 전면 버튼부를 과감히 삭제하는 등 동일한 양상도 보인다. 또 신제품임에도 출시가를 유저 프랜들리하게 조절하는 노력도 어찌 보면 유사하다. 물론 완벽히 다른 성격의 제품이기는 하나 최근 시장의 추세에 맞춰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은 두 제품의 제조사가 결코 녹록한 상대는 아니라는 반증이다. 시장의 변화 그리고 제품의 다양성. 더할 나위 없이 재밌는 드라마나 마찬가지다.
장기덕 PMP인사이드 팀장
jkd3037@pmpinside.com